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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관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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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국제부장

백종민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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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펀드에 가입했거나 브라질 국채를 산 투자자들은 이번 주말을 뜬 눈으로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을 바라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브라질 하원의 17일(현지시간) 선택에 따라 재산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헤알화는 호세프 대통령의 위기와 성공 때 마다 아래위로 꿈틀댄다. 올해 들어서는 상승률이 13%나 된다. 지난 12일에는 8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강세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지연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신흥국 통화가치가 기를 펴고 있지만 브라질 헤알의 강세는 특히 두드러진다. 환시장 뿐 아니다. 브라질 증시에서 보베스파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무려 36%의 상승률을 보였다. 거꾸로 지난해에는 호세프 대통령이 재선되며 환과 증시가 쑥대밭이 됐었다.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에 따른 자국 환율 강세가 지나치게 확대되자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13일 약 52억5000만달러 규모의 시장개입에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브라질 경제 상황을 보면 헤알 강세는 이해하기 어렵다. 국가신용등급 하락에 정권이 연루된 대규모 부정부패, 경제성장 부진 등은 브라질 경제 추락을 의미한다. 지난 5년 사이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평균 2.2%에 그쳤다. 같은 브릭스 국가로 분류되는 중국이나 인도가 연 6~7%씩 성장하는 것과는 엄청난 격차다. 지난해 5%에 머물렀던 실업률도 올해는 10%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지금의 급격한 헤알화 강세는 순전히 호세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기대한 투기 심리라고 보면 된다. 블룸버그 통신도 환투자자들이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어 받으면 재정적자를 낮추고 기업경영환경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헤알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연히 중앙은행의 개입도 헤알화 상승의 발목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게 국제 금융가의 중론이다.
해외자금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기대하고 거래된 외환 거래 규모가 지난 11일까지 약 1010억달러에 이른다. 국제적인 유명 투자사이트에는 브라질 정국과 연관된 투자 방법에 대한 상세한 조언이 속속 올라온다. 유명 투자 사이트 시킹알파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시 대통령직을 맡게 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의 시장 친화적 행보를 예상하며 장기적인 투자기회라고 조언하고 있다.

마침 이번 브라질 대통령 탄핵 투표는 우리 총선 결과와 경제 상황도 되돌아보게 한다. 성장동력을 상실하며 2% 후반의 경제성장도 어려워진데다 양극화가 확산되자 야당은 경제 심판론을 제기해 집권 새누리당을 원내 1당의 위치에서 끌어내렸다. 이는 경제 몰락에서 비롯된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묘하게 겹쳐진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선거 심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곳곳의 정권이 경제위기로 몰락했다. 심판의 이유는 대부분 경제 문제다. 경제와 민생위기 해소를 외치며 집권하고도 국민과의 약속을 못 지키는 정부가 허다하다 보니 유권자들은 다른 선택을 하게 마련다. 심판은 좌우도 가리지 않는다. 포퓰리즘으로 국민들의 환심을 산 정권도 국가 경제가 파탄 나면 정권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 된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정쟁 보다는 더 나은 살림살이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 당이 웃었지만 다음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다시 웃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경제성과가 없다면 다시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다음 대선, 총선 전까지 성과를 내놓으려면 시간이 별로 없다.





백종민 국제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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