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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성폭력 사건 국민참여재판 배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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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학생 강제추행 사건 국민참여재판 거부 확정하면서 '가이드라인' 제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성폭력 사건이라고 해도 무조건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하지 말고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지적장애 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가 제기한 '국민참여재판배제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한 원심의 결정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피해자인 B양의 법정대리인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는 14세의 지적장애인이고 심리 과정에서 피해자 인격이나 명예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법원은 국민참여재판 과정에서 사생활 비밀의 침해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민참여재판 배제를 결정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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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판단을 내리면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성폭력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나이나 정신상태, 국민참여재판을 할 경우 형사소송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마련한 제도를 활용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기에 부족한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성폭력범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참여재판 배제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성폭력범죄자의 국민참여재판 신청 건수는 874건이고, 231건(26.4%)이 거부됐다. 성폭력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다른 사안을 포함한 국민참여재판 신청건수는 모두 3624건이고, 거부된 것은 623건(17.2%)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사건은 일반 범죄에 비해 국민참여재판 거부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국민참여재판이 아예 봉쇄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은 피해자 증언을 필요로 하지 않거나 수사기관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 재생으로 증언을 대체하게 되는 경우에는 2차 피해 우려가 크지 않아 국민참여재판 진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 피고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제고하는 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원이 더욱 적극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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