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행사의 백미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었다.50년 넘게 적대국으로 지내온 미국의 대통령이 TV 생중계를 통해 쿠바 국민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변화를 보여줬다.
그는 “냉전의 마지막 잔재를 묻기 위해 쿠바에 왔다”고 밝혔다. 이어 “아바나는 플로리다에서 90 마일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이곳에 오기 위해 역사와 이념의 장벽, 고통과 분리의 장벽이라는 먼 거리를 여행해야 했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며 과거의 이념적 갈등을 뒤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취했던 쿠바 금수조치에 대해서도 “쿠바 국민을 돕는 대신 피해를 줬다”면서 “이제 (미 의회가) 금수조치를 해제할 때”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나라는 유사한 식민지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같은 피를 나누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사이가 멀어진 두 형제 같다”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연설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아바나의 미 대사관에서 쿠바의 인권운동가와 반정부 인사들을 만나 이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날 오후 아바나 라티노아메리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국가대표팀의 친선 경기를 관람하는 것으로 쿠바 방문 일정을 마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쿠바 국민들과 함께 야구 경기를 4회까지 관람한 뒤 다음 행선지 이동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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