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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의 유혹]'경기침체' 요건은 충족하지만..추경카드 맨뒤로 뺀 정부

최종수정 2016.03.19 11:09 기사입력 2016.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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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표 '총체적 난국'에 "추경 요건" 의견 슬금슬금
'관리형' 유일호 부총리 "전혀 검토 안해"


안개로 덮인 서울 시내 모습(아시아경제 DB)

안개로 덮인 서울 시내 모습(아시아경제 DB)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가운데)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4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한·미 FTA 활용 우수기업'인 삼영기계(충남 공주시 소재)를 찾아 엔진부품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제공 : 기재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가운데)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4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한·미 FTA 활용 우수기업'인 삼영기계(충남 공주시 소재)를 찾아 엔진부품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제공 : 기재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지금은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가재정법은 '경기침체·대량실업 등 우려가 있거나 경기침체가 발생한 경우'를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지금 경제 상황이 추경을 요한다는 데에는 여·야는 물론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다. 여러 경제지표도 재정 보강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7월1일 방문규 당시 기획재정부 2차관이 추경 편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했던 말이다.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은 ▲전쟁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등으로 제한돼 있다.

추경 이후 작년 3분기(7~9월) 성장률은 6분기 만에 1%대를 회복했지만, 다음 분기에 바로 0%대로 내려앉았다. 작년 연간 성장률은 2.6%에 그쳤다. 2012년 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서 그나마도 추경이 0.15∼0.36%포인트 기여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올해 들어 경기 주요 지표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짐에 따라 다시 추경의 유혹이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3.9%) 판매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줄며 전월보다 1.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2.5%)와 운송장비(-11.0%)에서 투자가 모두 감소한 영향으로 6.0% 줄었다.
16일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12.5%로 1999년 실업자 구직기간 기준을 바꾼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률(4.9%)도 6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성장세 둔화' 진단을 공식화하며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추경 편성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도 분명히 있기에, 이미 내놓은 경기 부양책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분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 추경을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못박았다. 이어 "올해 1∼2월 대외 경제가 예상보다 안 좋았으나 수출이 반등하는 기색을 보이는 등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국민들이 '(경제가) 큰일 났구나' 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엔 작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같은 결정적인 명분을 찾기 힘들다는 것도 정부가 추경 카드를 뒤로 빼놓는 배경이다. 이 밖에 총선을 앞두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치권 분위기는 추경 논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저돌적이었던 전임 최경환 부총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관리형 경제사령탑' 성향이 강한 유 부총리가 지금 상황에서 추경 편성을 주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기재부의 한 당국자는 "전임 최경환 부총리의 경우 재작년 7월 취임하자마자 추경을 편성하려고 했었다"며 "같은 정치인 출신으로서 유 부총리는 추경 등 대형 정책 이슈를 새로 꺼내들기보다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법 통과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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