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국정 복귀를 두고 브라질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간 통화를 도청한 파일을 공개한 세르지오 모로 연방법원 치안판사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의 '짜고 치는 고스톱'에 싫증난 국민들 가운데서는 그를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밀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연일 브라질 언론들의 1면을 장식하고 있고 모로 판사의 얼굴을 새긴 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온 시위대도 있다.
물론 그가 도청 파일을 공개한 것을 두고 불법 논쟁은 가열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 노동자당 측에서는 그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의 행동을 지지하고 있다. 모로 판사 역시 자신의 행위가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한 것이며 파일 공개는 정권 부패스캔들 수사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룰라 수석장관 취임식이 열렸다. 취임식에 참석한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는 브라질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 지도자"라면서 "우리는 마비된 경제를 되살리고 브라질을 더 나은 상황으로 올려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청렴과 부패 척결의 아이콘이었던 룰라 의 이미지가 탐욕과 사리사욕의 추악한 지도자로 전락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브라질이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이번 부패 스캔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더 큰 정치·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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