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금융당국이 연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금융권 반응은 싸늘하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중·저신용자들에게도 10%를 넘지 않는 신용대출을 실행하고 있으며, 연체 등 이유로 대출이 실행되지 않는 일부 고객들의 리스크까지 감수하며 나서야 하느냐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역시 적정 마진을 기대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총선을 앞둔 정책 상품일 뿐이라는 혹평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서울보증보험이 은행과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상품에 대해 각각 4%, 7%의 보험료를 받고 보증해주는 방식을 중금리 대출 활성화의 주된 수단으로 제시했다. 대출금리와 보험료를 포함하면 은행이 평균 10%, 저축은행은 1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정책 타깃은 700만명가량인 신용등급 4~7등급 소비자들이다.


28일 A은행 관계자는 “5~6등급 고객들에게 5%대 신용대출을 실행하고 있어 당국이 추진하는 중금리 대출 금리와는 격차가 크다”면서 “연체가 있거나 부채가 과도해서 대출 실행이 안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장인들이라면 대부분 신용대출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7등급까지 내려가면 신용대출이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위 단계에서는 대부분 실행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중·저신용자들이 은행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하는 경우를 감안해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나선 것인데 은행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 금리 현황을 보면 5~6등급 금리는 4~6%대가 대부분이다. SH수협은행과 광주은행, 한국씨티은행만 7~8%대다.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기존 상품인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이 부실에 따른 손실을 모두 부담하지만 이번 중금리 대출 상품은 금융사가 손실을 분담하는 구조라는 점도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5월에 나온 위비모바일대출에 대해 시간을 두고 리스크 분석을 한 후에 다른 은행으로 확대하려던 참이었는데, 당국이 나서서 해달라고 하니 위비모바일 보험료인 2%의 두 배인 4%로 올리고 손실 분담 조건을 내걸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서울보증보험 평균 보험료율은 7~8%로 더 높다. 마진을 맞추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의 연체율이 7%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마케팅비와 관리비, 판매비 등을 감안하면 보험료 포함 15% 수준 대출은 수익성 있는 모델이 아니며 오히려 역마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D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저축은행에서 돈 빌려 못 갚는 사람들의 60~70%가 개인회생 신청을 할 정도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보험료 포함 15%로는 수익을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 영업 역시 은행권 계열 저축은행에만 국한되고, 우리은행이 추가로 연계에 나서지만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중개 수수료가 크지 않고 은행 이미지 관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취급 상품을 엄격히 선별해 취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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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중금리 활성화라는 취지는 좋은지 몰라도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선거를 앞둔 전형적인 정책 상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은 서울보증보험과 은행연합회, 5개 주요 시중은행, 저축은행중앙회 및 일부 저축은행 등과의 협의를 통해 기본구조를 마련한 것”이라며 “개별 금융회사의 참여 여부는 서울보증보험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은행별 대출규모 할당은 불가능한 구조”라고 밝혔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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