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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나타난 '블랙스완' ELS, '제2의 키코 사태'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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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새해 들어 중국 증시 급락의 충격파가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ELS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원금을 날릴 위기에 노출되고 있다.
ELS는 건실한 국내 중소기업들을 연쇄 부도 사태로 몰아넣은 키코(KIKO)와 닮은 점이 많아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제2의 키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종가 기준으로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은 705개이며, 이 상품에 가입한 금액은 6347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705개 ELS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 49.9%로 반토막이 나있다.
중국 증시의 급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그 여파로 세계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ELS 상품의 가입금액은 수조 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LS는 기대 수익은 높지 않지만 기대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손실이 날 가능성은 적지만 손실이 났을 경우에는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점에서 키코와 상품구조가 유사하다.

‘중위험 중수익’을 표방하는 ELS와 DLS는 특정 지수나 개별 종목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6%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일정 수준’은 상품 마다 제각각인데 40∼60%로 설계된 상품이 대부분이다.

증권회사 창구에서는 “‘지금이 바닥인데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지금 보다 40% 이상 떨어지는 일은 없다”면서 ELS를 팔았다.

은행 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ELS는 ‘국민재테크’ 상품이 됐다.

판매 후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ELS 물량이 60조 원에 달한다.

가입 당시 바닥인 줄 알았던 증시 지수나 주가가 급락하면서 원금 손실 구간으로 진입하는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HSCEI)는 지난해 말 9661.03에서 12일 8439.31으로 떨어졌다.

1만4000이었던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40% 정도 하락했다.

HSCEI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상품 가운데 120여개(총 1300억원 규모)가 원금손실(녹인)구간에 진입했다.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실현되면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큰 충격파를 준다는 점에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ELS를 ‘블랙스완’에 비유한다.

ELS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판매된 점도 키코와 유사하다.

일부 ELS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원금 보장형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ELS는 이론적으로는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다.

해당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가 망하는 경우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을 한 푼도 건질 수 없다.

원금 손실 구간에 한번 이라도 진입하면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뒤 가입 당시 보다 70% 하락한 상황에서 만기를 맞게 될 경우에는 원금의 30%만 건질 수 있다.

인터넷 재테크 카페 등에는 “증권사 직원이 원금이 보장된다고 해서 믿고 가입했는데 환매하려고 알아보니 원금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멘붕’”이라는 글이 넘쳐난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2008년경부터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한 키코도 비슷했다.

은행들은 환율 하락으로 고민하던 수출기업에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현재 환율로 달러를 은행에 팔수 있다”면서 키코 상품을 팔았다.

키코는 환율이 하락할 경우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제한적인데 비해 환율이 상승할 경우 입게 되는 피해는 무한대가 되도록 설계돼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원?달러 환율이 1600원에 육박하면서 키코에 가입한 기업들이 환차손을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부도를 냈다.

부도가 났거나 막대한 손실을 본 기업들은 “키코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팔았다”면서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ELS는 고위험 상품이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팔았기 때문에 키코와 유사한 줄소송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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