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집이 작아지면서 짐을 넣어둘 곳이 부족했는데, 수납공간이 충분해 걱정을 덜었습니다. 널찍한 드레스룸까지 있어 되레 가구를 버리고 와야겠네요."
주택시장에 '수납 열풍'이 불고 있다. 자칫 여백으로 둘 수 있는 벽과 코너를 활용해 수납장을 만든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나만의 옷장'을 꿈꾸는 소비자들을 위한 드레스룸은 필수적인 공간이 됐다. 일부 단지에서는 가변형 구조를 도입해 벽을 설치해 드레스룸이나 팬트리 대신 방 갯수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에서 분양 중인 '일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가변형 구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방이 3개인 84㎡는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방을 하나로 추가로 낼 수 있다. 부부와 아이 2명으로 구성된 가족을 공략한 것이다. 98㎡에는 현관에 창고형태의 수납공간을 만들고 가변형 벽체로 주방과 안방 드레스룸을 확장해 사용할 수 있다. 넓은 평수인 만큼 짐이 많은 거주자를 배려한 설계다.
이처럼 거주자의 특성을 분석해 다양한 알파 공간을 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최근 공간활용의 특징이다.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83㎡의 경우 방 양면으로 서리된 발코니를 확장하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 하나를 추가로 만들 수 있다.
신도시를 위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반도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를 '수납'으로 차별화했다. '김포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5차'에는 대형 팬트리, 드레스룸, 안방 서재 등과 함께 남편과 아내의 옷장을 따로 만든 분리형 드레스룸을 배치해 수납공간을 특화했다. 현재 분양 중인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9.0'에도 특화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아파트가 트렌드가 되면서 기존보다 좁은 공간에서 최대의 실속을 내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수납공간과 드레스룸 등 별도 공간을 배려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선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붙박이장이나 드레스룸을 설치할 때 외벽에 면하지 않도록 했다. 외벽에 맞닿게 했을 경우 배기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5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붙박이장과 드레스룸 내 바닥난방설비도 마련해야 한다. 옷 갈아입을 때 춥지 않게 하려는 의도이면서 개별적인 난방 설치 리모델링으로 인한 낭비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목적으로 볼 수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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