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매시장 '풍요 속 빈곤'
금리인상 앞두고 숨고르나
평균 응찰자 수 늘고 낙찰가율도 높아졌지만
낙찰 물건 줄고 낙찰률은 더 떨어져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경매시장이 혼돈을 겪고 있다. 낙찰 물건은 줄어들고 낙찰가율은 상승하고 있다. 매달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워오던 경매시장이 금리인상 변수를 앞두고 방향성을 잃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매 진행 물건 대비 낙찰 물건의 수를 뜻하는 낙찰률은 11월 전국 기준 37.5%로 전월(41.4%)에 비해 3.9%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평균인 38.8%보다도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경매가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감정가 대비 낙찰액 비율인 낙찰가율은 같은 기간 71.3%에서 72.8%로 높아졌다. 감정가 1000만원짜리 물건을 낙찰 받으려면 15만원을 더 써야 주인이 될 수 있다. 또 평균 응찰자 수도 4.0명에서 4.2명으로 늘었다. 이 수치만 보면 경매는 더 치열해진 셈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부동산시장의 투자자나 실수요자들도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며 "이런 분위기가 경매시장에도 반영돼 관련 경매 지표들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도 경매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봤다. 강 소장은 "부동산 경매시장은 독립된 시장이 아니라 일반 부동산시장의 영향을 받는데 지난달 일반 주택시장에서 매매가와 전셋값 상승 폭이 모두 둔화됐다"며 "11월에는 제한적으로 경매시장에 영향을 미쳐 혼조세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부동산 경매는 전세난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에 따라 수요는 늘어난 반면 물건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더 치열해졌다. 낙찰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9월에는 낙찰률(41.2%)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10월에는 더 높아져 41.4%까지 올랐다.
이 선임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특히 주택시장에 대한 경매 참여자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며 "낙찰률은 하락했지만 감정가를 훌쩍 웃도는 금액에 낙찰 받는 사례가 여전히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감정가 초과 낙찰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달 2일 열린 경매에서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123.19㎡ 규모 단독주택은 감정가(4억1400만원)의 114.3%에 달하는 4억7490만원에, 노원구 상계동의 전용면적 66.56㎡ 아파트는 감정가 3억900만원의 112.1%인 3억4600만원에 팔렸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낙찰가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거래량 감소에 따라 낙찰가율 고공행진을 이끌었던 주거시설 경매의 낙찰가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줄어들면 경매로 유입되는 물건이 늘어난다"며 "경매 물건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낙찰가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경매에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영향은 하반기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