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오종탁 기자] 한국 경제가 유가, 금리, 엔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신(新) 3저(低) 리스크'로 휘청이고 있다. 엔저로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유례없는 수출부진에 빠져 있고, 저금리로 급속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는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됐다. 유가하락은 산유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면서 세계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아가고 있다.


내년에도 당분간 이들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회에서는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대내외 경제환경이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권력다툼에만 몰두하면서 한국 경제의 골든타임은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정부의 내수진작책에 힘입어 소매판매가 5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는 등 소비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출 부진으로 생산·투자 회복은 지체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0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올해 1월(-1.9%)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10월 광공업생산은 수출 환경 악화에 따른 화학제품과 자동차 생산 부진으로 한달 새 1.4% 감소하며 전체 산업생산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렸다.

10월 수출(통관 기준)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9%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11월엔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 감소폭이 다소 작아졌다. 10월 소매판매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3.1% 증가했다. 이는 2011년 1월(4.0%) 이후 5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이처럼 최근 우리 경제가 소비에 의존해 성장하고 있지만, 정부의 소비촉진책에만 의존한 것이어서 개소세 인하와 연말 세일기간이 끝나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저금리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부동산 경기는 살아났지만 1200조원에 가까운 가계부채의 늪에 빠졌다. 이는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버티지 못하는 '한계가계'를 양산할 수 있고, 부채증가로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수출은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 강화, 세계 수준의 기술력에 가까와진 중국 제품의 공세에 끼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유가가 다시 급락하면서 중동, 러시아 등 산유국의 경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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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산유국이 재정위기를 맞게 되면 달러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의 달러가 한꺼번에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산유국→신흥국→선진국으로 경제위기가 전이돼 결국 세계 경제가 급격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일하게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경제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수출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해 등 주변국의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단기 처방외에는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소비, 투자, 수출이 모두 구조적인 늪에 빠진 상황"이라며 "재정·통화정책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빠른 구조개혁과 함께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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