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조직' 직원 자발 운영…옛 외환·하나銀 마케팅 사례 공유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100일 내 감성통합에서 승부를 걸겠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9월1일 열린 행장 취임식에서 이렇게 공언했다. 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일심동체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단자회사로 시작한 하나은행과 한국은행의 외환부문에서 탄생한 외환은행은 물과 기름처럼 다른 조직이었다. 외환은행 노조 출신을 비서실장으로 앉힌 것으로 시작된 함 행장의 행보는 지난 100일간 외환은행 영업점을 매일같이 도는 것으로 이어졌다.
KEB하나은행 직원들도 함 행장의 행보에 합격점을 주는 모습이다. 함 행장은 방문 영업점을 미리 정해두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불쑥 찾아간다. 사전에 연락없이 방문하는 건 영업점 직원들이 의전을 준비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면서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 외환은행의 한 영업점 직원은 "개점시간 전 직원용 초인종을 누르고 갑작스럽게 방문했다"며 "구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능력중심의 인사를 하겠다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영업통'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만큼 영업력 강화에도 성과를 거뒀다. KEB하나은행의 원화총대출 규모는 함 행장이 취임하기 전인 8월말 170조2370억원에서 지난달 말 172조3080억원으로 증가했다. 3개월만에 대출규모가 2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원화 총수신 규모도 173조30억원에서 173조237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KEB하나은행 직원들은 감성통합을 위해 '공감조직'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운영해나가고 있다. 영업본부별로 구 외환ㆍ하나은행 직원들이 마케팅 우수사례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내년 6월 전산통합으로 하나-외환의 결합은 일단락을 짓지만 함 행장이 강조하는 감성통합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함 행장은 취임 100일 조촐한 행사도 갖지 않고 늘 그렇듯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취임 100일에도 평소처럼 일정을 소화하면서 감성통합, 영업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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