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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불황기 부동산 투자, 손실 줄이기에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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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국 주택임대관리협회장(라이프테크 대표)

박승국 주택임대관리협회장(라이프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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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운 겨울 항아리를 잔뜩 실은 수레가 좁은 길을 가로막고 있어서 아무도 지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 길이 가파른 데다가 내린 눈이 수레바퀴에 얼어붙어 꼼짝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날이 저물자 지나가던 행인들마저 발이 묶이고 수레와 말들이 끝없이 늘어섰지만 누구 하나 해결하지 못했다. 이때 한 선비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와 항아리를 실은 수레 주인에게 수레에 실은 항아리 가격이 모두 얼마인지 물었다. 수레 주인이 500냥은 될 거라고 하자 선비는 주머니를 털어 수레의 항아리를 모두 샀다. 그리고 사람들을 시켜 절벽 아래로 항아리를 모두 던지게 했다. 그러자 한결 가벼워진 수레가 움직일 수 있었고 뒤에 늘어서 있던 행인들과 수레가 모두 가던 길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선비는 작은 손해를 감수하고 더 큰 공동의 이익을 취했던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원칙이 있다. 정해진 수익률을 달성하면 무조건 매도하거나 정해놓은 마지노선을 넘어서면 손절매 하는 것이 주식고수의 원칙이다.
불황기에는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아파트나 땅처럼 수익(월세)이 없는 부동산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아파트의 경우 월세로 전환한다 해도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융자를 끼고 사는 경우라면 더욱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적은 월세로 융자이자를 감당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만약 테마상가를 분양 받아 임대를 못한 경우라면 금융이자는 물론이고 관리비까지 물어야 한다. 불황기에는 이익을 내기보다는 손실을 줄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이익이 나지 않는 부동산이나 수익률이 낮은 부동산은 장기투자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손실을 보더라도 팔고, 수익이 높은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투자방법이다. 또 처분이 어려운 부동산은 월세로 전환해 손실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동산시장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산이 높을 경우 골도 깊다. 높은 청약경쟁률과 매매거래 증가, 집값 상승 등 지금은 호조세라 할지라도 곧 내리막이 나타날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싸게 내놓은 급매물 외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은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게 된다.

일부 업체들이 1억원 미만의 소형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하고 있어, 임대수요가 적은 지역이나 공급이 과다한 지역에 임대여부가 불투명하고 공실이 우려된다. 소형화 바람은 5000만원에서 1억원 미만의 적은 금액으로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시행사들의 꼼수로 보인다. 2009년 4월 공급 이후 3년6개월 만에 전국적으로 20만가구를 넘어선 도시형 생활주택을 포화상태로 진단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서울시는 주차난 등의 민원문제를 안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최저 전용면적인 현행 12㎡를 14㎡로 상향조정하고 최대 30~40㎡당 1대 수준의 주차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현행 60㎡당 1대로 돼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이 안 된 일부 도시형 생활주택이 통매각, 할인매각으로 나오기도 한다. 지역적인 편차와 수요에 따라 임대가격과 공실률에서 큰 차이가 예상된다. 보증금은 적게 받으면서 월세를 높이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공실이 발생하면 보증금을 높여 공실을 줄이는 방법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과감하게 투자할 때와 냉정하게 물러설 때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지나가던 길에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에 적혀있던 글귀가 생각난다. '불황일 때 쫄지 말고 호황일 때 졸지 말자.'

박승국 주택임대관리협회장(라이프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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