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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300유로vs4000유로."


똑같은 러시아제 AK-47소총이 발칸반도에서는 300유로에 거래되는 반면 벨기에에서는 4000유로에 거래되고 있다면?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벨기에가 총기 밀거래의 온상이 된 배경에는 큰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총기거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반 즈베르자놉스키 유엔 무기담당 남동지역 담당자는 "벨기에에서의 총기 거래는 매우 수익성이 좋은 편"이라며 "발칸반도에서 총기를 차에 잘만 숨겨서 벨기에나 스웨덴의 국경을 넘는 데 성공한다면 10배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클로드 모니케 전 유럽전략정보안보센터(ESISC) 설립자는 벨기에에서 유통되는 총기의 90% 이상이 발칸 반도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발칸 반도의 사람들의 짐에서 총기류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이곳에서 총기 밀거래는 일상"이라고 밝혔다.


닐스 뒤케 플랑드르 평화연구소 무기전문가는 "벨기에는 독일, 푹셈부르크, 프랑스, 네덜란드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총기의 이동이 빈번했다"며 "국경을 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이 크고 작은 총기 거래에 일일이 개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총기가 벨기에로 밀반입되는 주요 경로가 소량의 무기를 싣고 국경을 넘나드는 이른바 '개미 무역'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하기 일주일여 전쯤 독일 당국은 몬테네그로에서 AK-47 8자루를 숨겨 입국한 자동차를 세운 바 있다.


벨기에가 총기 거래의 온상이 된 것은 발칸전쟁이 발발한 1990년대부터 총기가 대량 유입되기 시작한 후부터다. 옛 소련이 붕괴하면서 총기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옛 관료들은 자산 축적의 수단으로 정부 소유 무기를 내다팔기 시작했다.


총기 소지에 까다롭지 않은 규정도 벨기에를 총기 거래의 온상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2006년 전까지 벨기에에서는 신분증만 보여주면 총기를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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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테러 사건에 연루된 총기 거래에는 좀 더 엄격한 잣대가 마련돼 있다. 모니케는 "단순 총기 밀매는 징역 2~3년형에 그치지만 테러범들과 무기 거래를 하면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 당국은 총기 밀매의 심각성을 깨닫고 향후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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