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현장]주연상 후보들도 안나오겠다는 대종상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변호인(2013)'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보석 같은 존재 송강호(48) 씨에게 박수 부탁드린다. 항상 같이 작업하고 싶은 후배다." 배우 최민식(53)이 지난해 대종상영화제에서 '명량(2014)'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남긴 소감이다. 1년 만에 다시 열린 무대에서 이런 훈훈한 광경은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20일 열리는 시상식에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한다고 한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유료로 진행된 인기상 투표에서 최다 득표한 김수현(27)ㆍ공효진(35) 씨도 올해 출연작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참석을 고사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류승완씨(42)를 비롯한 감독상 후보들도 불참할 것 같다.
올해로 52회를 맞는 대종상영화제는 국내 최장수 영화제다. 오랜 시간 권위를 축적한 '베테랑'이다. 대종상을 둘러싸고 그 동안 다양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그동안 지켜온 권위에 적잖은 흠집을 내리라고 영화계 인사들은 우려한다.
조근우 조직위 위원장은 지난 10월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인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해는 수상자를 두 명 선정한다.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직위 측은 이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조직위는 이번 시상식을 앞두고 보도 자료를 통해 "황정민(45) 씨와 이민호(28), 강하늘(25) 씨가 참석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위는 행사의 흥행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축하와 배려라는 축제의 기본 취지를 잃는다면 흥행의 성공은 무의미하지 않을까. 참석한 스타들에게도 가시방석이 될 수밖에 없다.
조직위는 참석 여부가 수상자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김으로써 많은 것을 잃었다. 공정한 심사를 거쳐 좋은 영화와 훌륭한 영화인에게만 상을 준다는 원칙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상을 해도 '참가상'으로 비칠 터이니 이런 독배를 반길 배우는 많지 않다.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바라보는 이도 모두 민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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