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사 39곳 중 24곳, 계열펀드 수익률이 비계열펀드 밑돌아…기업銀·KTB證·PCA생명은 마이너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은행, 증권사 등이 판매한 펀드 중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수익률이 비계열 운용사의 펀드 수익률에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계열 운용사가 있는 은행, 증권사, 보험회사 등 펀드 판매사 39곳(펀드 규모 100억원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3년 수익률 기준 계열 펀드 수익률이 비계열 펀드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24곳으로 집계됐다.

판매사의 60% 이상이 남보다 못한 계열 펀드를 팔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 1위인 삼성증권의 경우, 3년간 비계열 펀드 수익률은 11.36%인 반면 계열 펀드 수익률은 5.1%에 불과해 수익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은행 1위인 신한은행도 비계열 펀드가 8.37%의 성과를 낼 때 계열 펀드는 9.64% 손실을 내 수익률 격차가 18%포인트를 넘었다. 보험사 1위인 삼성생명 역시 비계열 펀드 수익률이 14.48%일 때 계열 펀드 수익률은 2.38%에 그쳤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이 판매한 계열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곳도 수두룩했다. 신한은행 뿐 아니라 기업은행(-13.66%), 제주은행(-10.53%), 신한금융투자(-9.64%), KTB투자증권(-14.17%), 하나금융투자(-3.22%), PCA생명보험(-1.42%)이 지난 3년간 판매한 계열 펀드에서 손실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 운용사와의 관계 때문에 여전히 계열 펀드 위주로 판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최근에는 수익률이 좋은 펀드 위주로 판매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미 관행으로 자리잡아 계열 펀드 밀어주기가 사라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계열 펀드 수익률이 좋은데도 계열 펀드를 더 많이 판매한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KDB산업은행, 미래에셋증권, 부국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생명 등 6곳은 계열 펀드 수익률이 낮은데도 판매잔고는 더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계열펀드 수익률은 0.46%, 비계열펀드 수익률은 12.69%인 반면 판매잔고는 계열펀드가 1조2347억원, 비계열펀드가 4628억원이다. 비계열 펀드가 수익률은 27배나 높은데 펀드 판매액은 3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AD

그나마 계열 펀드 몰아주기 관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펀드 신규판매 금액에서 계열 펀드 비중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한 '펀드 판매 50% 룰'을 위반한 판매사는 올해 1~3분기 기준 국민은행, 부국증권, PCA생명보험, NH농협선물 4곳이다. 국민은행은 계열 펀드 수익률이 높은데 펀드 판매 50% 룰에 막혀 비계열 펀드를 팔아야 하는 예외적인 상황이지만 부국증권과 PCA생명보험은 수익률이 좋지 않은 계열사 펀드를 꿋꿋이 판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판매사들의 계열 펀드 밀어주기 관행은 결국 투자자 선택권 침해와 더 큰 투자이익이란 기회비용을 낳는다"며 "펀드 판매 50% 룰 같은 규제 조항 뿐 아니라 투자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판매사 내부의 펀드 판매 장치 마련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