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지·햄 파동 열흘…대형마트 "안정까지는 시간 걸릴 듯"
정부의 노력에도 불안한 소비자…식약처 "가이드라인 제시할 것"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난달 27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소시지, 햄, 베이컨 등 가공육 섭취가 암을 유발한다고 발표한지 열흘이 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대한의사협회, 한국육가공협회를 비롯해 학계까지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돌아선 민심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적절하고 균형 잡힌 섭취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5일 식약처에 따르면 학계 및 관련기관 등과 함께 외국의 섭취권고기준 및 설정 근거 등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식생활 실태조사를 진행,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 가공육 및 적색육의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특히 청소년의 과도한 가공육 섭취를 예방하기 위해 가공육 함량 표시제 도입과 스스로 먹는 양을 알 수 있도록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앱) 등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계부처 협의체와 식품·의학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해 실태조사 및 관련 연구에 착수할 것"이라며 "아울러 건강과 영양적 관점에서 적정 섭취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식품을 주기적으로 실태를 조사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소비자는 여전히 불안하다. '가공육=1급 발암물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주부 김성연(38·여)씨는 "아이들에게 먹이자니 괜히 찝찝해 소시지, 햄, 베이컨 등 가공육 반찬을 줄일 계획"이라고 한숨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또 다른 주부 최지나(45·여)씨도 "평소에도 가공육을 그리 선호하지 않았지만 가공육이 발암물질로 분류됐다는 소식에 더욱 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노력으로 매출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안정화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사용자 Malove***는 "가공육은 물론 생활 속 모든 것이 암을 유발하는 것들인데 그럼 숙도 마시지 말고, 고기도 구워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고, 햇볕도 쬐면 안되고, 심지어 실내에서 숨도 쉬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의 글을 올렸다.
술과 담배 외에도 고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벤조피렌, 햇볕 속의 자외선, 실내 미세먼지 등은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시지,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의 조리방법으로 불로 직접 굽거나 기름에 튀기는 것보다는 삶거나 쪄서 먹으면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 유해물질이 적게 생성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2년 벤조피렌 논란으로 식음료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결국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바 있다"며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내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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