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에 與 "내려라" 목소리 높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민찬 기자] 2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이 당초 예정된 오전 10시에서 14분간 지연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이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노트북이나 자리에 붙인 것을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 의원들이 문제삼으면서 본회의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정의당 의원 5명은 아예 불참했다.


정 의장은 야당 의원들이 피켓을 자리에 내걸자 "국회 품격을 생각해달라. 대통령이 연설하는 데 이건 예의가 아니다. 피켓을 내려줄 것을 정중하게 부탁한다"고 했고 일부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석을 향해 "의장님 말도 안들을거면 왜 들어왔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은 "민생우선이 뭐가 잘못됐다는 거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원유철, 이종걸 여야 원내대표가 자리를 오가며 대화를 나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주변에는 각당 지도부가 긴박하게 대책을 세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1분 국회 본청에 도착해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아 국회 귀빈실로 이동했다. 옷 색상은 박 대통령이 국회에 방문할 때마다 즐겨 입는다는 짙은 회색이었다. 입법부 무게에 걸맞은 엄숙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정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시정연설을 위해 10시14분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쳤고 박 대통령은 악수 대신 간단한 목례로 화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자리에 앉았으며 박수는 치지 않았다. 야당 의석은 군데군데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의 반응도 달랐다. 여당 의원들은 연설 중간 박수로 호응했지만 박 대통령 가까이 앉은 일부 야당 의원들은 역사교과서를 가져와 뒤적거리기도 했다.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인 유승민 의원은 안경을 벗고 모니터에 뜬 연설문을 보며 박 대통령 연설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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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이언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3년 연속 시정연설을 하는 등 소통을 위한 노력에 대해선 평가하지만 경제민주화에 대한 제대로 된 말씀과 예산 고려가 거의 없고 보편적 보육 공약도 없었다"면서 "진정 소통을 원한다면 국민에 의해 선출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시정연설에는 정 의장을 비롯해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황찬현 감사원장 등 5부 요인도 참석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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