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추석 맞은 시민들, 정치권에 바라는 건 "서민정책"
추석 민심 살펴보니…비정규직 근로자에게 명절 연휴는 '그림의 떡'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번 추석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와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맞게 됐다. 특히 여야가 노동개혁을 비롯해 내년 총선 룰 결정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와중이다. 귀성객들이 운집해 있던 26일 서울역 KTX역사 근처에서 정치권에 대한 민심을 들어봤다.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은 무엇보다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달라는 것이었다. 퇴직을 앞두고 있는 김모(57)씨는 노동개혁과 관련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좀 더 들어줘야 한다. 지금 나온 개혁안은 아무래도 사용자 쪽에 유리해 보인다"며 "개혁은 서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넉넉함과 풍요로움이 넘쳐야할 추석 명절이라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의 얼굴에는 고단함만이 묻어났다. 서울역 근처 대형 아웃렛에서 근무하는 백모(51)씨는 연신 담배를 피우며 "추석 연휴라지만 하루밖에 쉴 수 없다"고 말했다.
30년간 파견직 근로자로 일해 온 백씨는 매년 명절 때마다 이틀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는 건 엄두도 못 낸다고. 그는 "우리 같은 서비스업 비정규직들은 다 같은 처지"라며 "회사 규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정치권에 바라는 점을 묻자 그는 "서민들 생활이 나아지게 해달라"고 말했다. 노동개혁에 대해선 "TV에서 몇 번 본 것 같지만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다음 달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는 김모(32·여)씨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신혼집을 장만하는 문제가 가장 막막하고 힘들었다"며 서민들을 위한 현실적인 부동산 대책을 요구했다.
고향인 울산에 내려간다는 최모(36)씨는 최근 롯데그룹 사태를 다룬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최씨는 "신동빈 회장을 국회로 불러내긴 했지만 정작 의원들의 질문이 날카롭지 못했고 대답도 어물쩍 지나가는 듯 했다"며 "국감이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아들 내외를 만나기 위해 부산에서 온 이모(73)씨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야당다운 야당이 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이 안건을 내놓을 때마다 사사건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말고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밖에 최근 일부 의원들이 성추문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은 점을 가리키며 "국회의원들이 모범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뒷돈을 받는 행태가 뿌리 뽑히길 바란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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