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두번째 유찰…서울시 "전면 재검토"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서울시가 추진한 강남구 소재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입찰이 두 번째 유찰됐다. 서울시는 매각 여부까지 포함해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24일 마감된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입찰에 조건을 갖춰 응찰한 곳이 없어 유찰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달 첫 입찰 때 삼성생명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전산상 응찰한 곳은 있으나 보증금을 내지 않아 무효 처리됐다.
서울시는 1차 입찰과 동일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일치감치 유찰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온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생명과 현대차그룹 현대건설은 모두 가격에 비해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부지 형태가 길쭉해서 활용도가 낮고 옛 한국전력 부지와 연계해서 개발하기에는 많이 떨어져 있다. 가격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의료원 부지와 100m가량 떨어진 옛 한전 부지를 인수했고, 삼성생명은 바로 옆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2011년에 매입했다. 하지만 양 그룹 모두 9725억원에 이르는 매각 예정가격에 비해 활용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또 서울시가 공공성 확보를 위해 부지 전체 공간 중 절반 이상을 업무시설이나 관광·숙박·문화시설로 채워야한다는 조건을 내건 점도 부담이 됐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두 번이나 유찰이 됐기 때문에 관계부서 간 협의를 통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매각 여부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법령에 따르면 두 번 유찰됐을 경우 추가로 실시하는 입찰에서는 최초 예정가격의 10%씩 최대 20%까지 낮출 수 있다. 수의계약도 가능해진다.
매각을 반대해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원순 시장은 치적과 재벌을 위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 서울시민들의 미래를 위한 공공사용 방안을 재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2차 입찰을 두고 3차 입찰시 조건을 변경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의심이 많았다”며 “이미 무역협회가 종합운동장 부지에 장기임대를 통한 제2코엑스 개발을 제안한 만큼 의료원 부지 역시 장기임대를 통한 개발을 진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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