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집주인의 욕심을 탓할 것인가, 집주인이 마음을 바꾸게 한 환경변화를 탓할 것인가. 전세보증금을 줄이는 대신 월세를 받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며 한가위 명절에도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웃지못할 현실에 정부는 지난달부터 '월세통계'를 만들어 시장에 내놨다. 전월세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주택시장 구조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가 분류한 월세 유형은 보증금액 크게에 따라 '월세'와 '준월세', '준전세'로 세분된다. 통상 시장에서 순수월세로 분류하던 것은 월세로, 보증부 월세는 준월세로 이름 붙였다. '전세에 가까운 월세'라고 정의한 준전세는 과거에는 시장에서 보편화되지 않았던 유형으로 저금리와 전셋값이 급등하는 환경에서 늘고 있다.


국토부는 전세와 월세가격 통계를 통합해서 발표하는 전월세통합지수를 연말까지 시범생산한 후 내년 1월부터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월세통계를 개편한 것은 '월세시대'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적 변화라는 점을 인정한 결과다.

연구 결과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한국은행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 부진 배경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 빠진 배경은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과 가계대출 이자상환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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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소득증가율과 소비증가율이 모두 하락했는데 소비증가율 하락 곡선이 더 가팔랐다는 것이다. 한은은 2000~2007년 평균 3.3배에 그치던 가계소득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지난해 4.5배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한국도시연구소와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토부 주택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 2분기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구의 가구당 평균 전세보증금은 3억3666만원으로 2013년 4분기(3억1608만원)보다 2058만원이 늘었다. 준전세 가구는 보증금과 월세 합계가 3억9027만원이나 됐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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