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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판도라의 상자' 된 수도권매립지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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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수도권매립지 현안에 대해 합의한 지 3개월여가 지났다. 하지만 인천에선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 약속한 '2016년 종료'를 뒤집은 합의였기에 지역사회의 반발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있었다. 그런데 초반엔 매립지 사용 연장 문제가 이슈가 됐다면 지금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 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매립지 사용을 10년 더 연장하자는 합의가 3개 시·도 모두 대체매립지가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 이었다면 매립지공사의 인천시 이관은 자칫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쟁점이 되고 있다.
4자간 합의 당시 유정복 시장은 '매립지 사용 연장'을 양보하고 더 큰 경제적 실리를 챙겼다며 매립면허권 및 토지소유권 양도와 함께 매립지공사의 인천시 이관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국가공기업인 매립지공사를 넘겨받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 여론은 냉랭하다. 가뜩이나 운영이 적자인 매립지공사를 인천시가 떠안게 될 경우 시 재정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매립지공사는 최근 3년간 연평균 842억원, 총 2526억원의 재정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가 공개한 매립지공사 자체 용역연구 자료에선 공사 재정적자가 2016년 624억원, 2017년 799억원, 2018년 988억원 등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속적으로 폐기물 반입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비용 폐기물 자원화시설이 도입되고 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관리 비용마저 증가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반입수수료조차 현실화되지 못해 적자가 누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약 20% 수준인 생활폐기물 주민분담률을 올리는 등 반입수수료 현실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4자협의체에선 이같은 매립지공사 적자구조 해소 방안은 논의되지 않은 채 '반입수수료의 가산금을 50% 부과해 인천시에 이전한다'는 내용만 합의됐다. 가산금 50% 역시 인천시 특별회계에 편입돼 시 재정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공사 운영비 적자를 해소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반입수수료가 50% 가산될 경우 폐기물 반입량 감소로 인해 공사 재정 적자는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박찬대(공인회계사) 인하대 겸임교수는 14일 '매립지공사 인천시 이관 타당성' 토론회에서 "인천시의 '경제적 효과'는 부풀려진데다 불확실성이 큰 반면 재정투입과 사후관리책임 등 반대급부는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이동훈 서울시립대 교수(환경공학부)도 "수도권매립지는 단순한 매립기능 시설이 아니라 지속적인 진화가 필요하다"며 "지자체는 행정·재정·기술 부족으로 국가공사 역할을 감당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쓴소리를 냈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반입수수료 현실화, 시설경영 효율화, 방만경영 개선, 3개 시·도 분담 등의 대책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낙관론에 젖어있다. 수도권매립지의 경제적 가치를 알리겠다며 홍보물(리플릿) 20만부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배포할 계획까지 세웠다.

4자 협의체 합의에 대해 시민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에만 초점이 맞춰져있을 뿐, 매립지공사 이관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여론은 귀담고있지 않는 분위기다. 합의사항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립지공사 이관이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천시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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