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중국경제 쇼크가 한국 경제에 폭탄이 될 것인가. 중국경제가 흔들리면서 1997년 외환위기ㆍ 2008년 금융위기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발 세계 금융 위기가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강해져서 위기가 제한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금융당국도 현재 상황을 '위기'로 판단하기를 꺼리면서 시장과 괴리를 드러내고 있다. 당국의 이같은 판단은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한 원인과 분석이 안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892억 달러의 흑자를 냈는데 GDP 대비 6.3% 수준이다. 지난 7월에는 78억달러의 경상흑자를 내면서 4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1997년말 -103억 달러, 2008년말 32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는 외환보유액이라는 '저수지'에 유입될 자금이 넉넉하다는 뜻"이라며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비교적 안정된 전망을 내놨다.
우리가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 외채도 개선됐다. 외환보유액에서 단기외채에 해당하는 비율은 2010년말 46.7%에서 지난 7월말 30.8%로 줄었다. 자국 통화의 안정세를 보여주는 환율 절상률도 1997년 말에는 전년대비 -47.4%, 2008년에는 -25.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지난 25일에는 -8.0%로 변동폭이 줄었다.
하지만 당국의 판단과는 달리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발 위기가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의 증시폭락과 성장률 둔화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하면서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특히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는 만큼 당국은 위기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중국이 이를 떠받히고 있다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중국이 주식 폭락을 막지 못하고 성장 잠재력이 더 빨리 떨어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자재 수출국가의 위기 상황이 야기된다면 세계 금융경제의 불안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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