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세대' 소비지도 바꾼다…소포장 사고 자기 계발에 많은 투자
삼포세대 급증…1인용 및 고차원 소비 증가
소비대상에 따라 선택적으로 지갑을 열게 될 것
2035년 전체가구의 3분의1이 1인가구가 될 전망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삼포세대가 늘어나면서 국내 소비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삼포세대는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하는 젊은 층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1인 가구가 갈수록 증가한다는 얘기다. 1인용 중심의 소비패턴을 보이며 자기 계발이나 자아실현 및 취미 등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투자하는 것이 삼포세대의 특징이다.
소포장, 레토르트 식품, 도시락 등 편의성 중시하는 식생활 구매패턴과 온라인 쇼핑이 더욱 활성화되고 미래의 주택 형태도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 한국투자증권 통계에 따르면 만 19~39세대의 성인미혼남녀 중 36%가 자신을 삼포세대에 속한다고 답했으며 출산>결혼>연애 순으로 포기의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 가구와 세대주가 65세 이상인 2~4인 가구의 급증을 가져왔다"며 "삼포세대의 증가는 인구사회학적 변화를 수반한다는 측면에서 산업구조와 증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한국 전체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26.5%로 4분의1 수준이지만 2035년에는 이 비중이 34.3%로 상승할 전망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로 인한 1인 가구화, 삼포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의 결혼 기피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대 이상 40대미만의 미혼 여성, 소위 '골드미스'로 대표되는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애와 결혼을 기피하고 자아실현을 인생의 주요 목표로 삼는 '바첼러'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들은 엥겔지수가 높지 않고 소득의 많은 부분을 자기개발, 미용ㆍ다이어트, 여가 및 취미활동 등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비자발적인 삼포세대 증가는 2~3인 가구의 증가 또한 수반했다. 비자발적은 연애, 결혼, 출산의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ㆍ사회적 여건 상 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는 점에서 골드미스, 바첼러 등 자발적 삼포세대와 의미를 달리한다.
현재 60세 이상 서울 시민의 45%가 자녀와 동거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이 비중에는 자녀란 미성년 자녀(고등학생까지)를 의미했지만, 현재는 독립의 나이가 지난 성년들이 취직, 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소위 '캥거루족'이 늘어나면서 2~3인 가구가 늘어가는 양상이다.
이들은 소득수준이 높지 않아도 부모와 함께 살기 때문에 주택구입이나 식료품소비 등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 자기 계발이나 자아실현 및 취미 등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한국의 삼포세대는 가족을 위한 소비는 줄이고 자신을 위한 소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기본 의식주 활동 외에 아예 지갑을 닫은 일본 사토리 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했다.
삼포세대는 소비시장도 바꾸고 있다. 1인가구는 소포장 식품, 반조리 식품 등 식생활에 있어 편의성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산업 전반적으로 회자되는 키워드는 '도시락'이다. 전국에 가장 촘촘하게 깔린 유통체인인 편의점에서 1인용 식사를 전략적 상품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언제라도 혼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은 과거에는 한 끼 간단히 때우는 대용상품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퀄리티와 신선도 개선으로 소비자로부터 훌륭한 한 끼 식사로서 선택 받고 있다.
주택 산업도 1인용 주거 콘셉트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의 활성화로 청약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중대형 평수는 미달되는 등 예외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체의 경우 기존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평형을 낮춰 시공하고 있으며, 이는 가구당 평형수를 줄이고 세대주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소비의 큰 부분을 가족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고차원적 소비에 지출할 적극적인 의향이 나타나는 추세다. 여행사에서는 홀로 여행을 즐기는 싱글족을 겨냥해 동행 없이 혼자여행해도 추가비용 부담을 줄인 패키지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악기제조사들은 성인들을 위한 강의 및 강연을 준비해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나홀로 족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중이다.
쇼핑의 판도도 바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1인 가구 및 캥거루족이 여럿이서 하는 오프라인 쇼핑보다 나혼자 하는 온라인 쇼핑의 형태를 선호하면서 온라인 쇼핑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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