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합병 주총‥ "앞으로 나흘이 더 문제, 확률은 50대 50"
12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11일 기준 삼성물산의 확실한 우호지분은 오너와 계열사 그리고 KCC에 넘긴 자사주 등을 모두 합쳐도 2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건희 회장, 삼성화재,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13.82%의 지분과 KCC에 매각한 자사주 5.96%를 합한 수치다.
주주들의 참석률이 높을수록 삼성물산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주주들의 참석률이 80%를 넘으면 적어도 53%, 참석률이 70%를 넘으면 적어도 47%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을 합해도 31%에 불과, 남은기간 주주 참석률 70%를 기준으로 적어도 16%의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주주총회 당일 표심에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다.
배수의 진을 친 삼성물산은 오는 17일 합병 주주총회 당일 주주 참석률을 80% 이상으로 보고 표심잡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추가로 확보해야하는 우호지분은 적어도 22%. 지난 6월에 있었던 SK-SK C&C의 주주 참석률은 81.5%였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이 11%를 조금 넘는 상황에서 공제회는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 10% 전후의 지분을 보유한 운용사 역시 합병에 배팅을 한 경우가 많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영자산운용(0.11%)과 교보악사자산운용(0.29%)은 합병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국내 기관들이 모두 합병에 찬성하면 삼성물산은 일단 약 42%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주주 참석률 80%를 기준으로 11% 이상의 지분만 추가로 확보하면 합병 주총 당일 표대결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셈이다.
앞으로 관건은 해외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이다. 엘리엇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물산의 지분 약 33%를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과 아부다비투자청이 합병 찬성에 힘을 실어준다고 해도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은 언제든지 엘리엇 측에 실릴 수 있다. 이미 메이슨, 캐나다연기금 등은 합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더욱이 삼성물산의 지분 22% 이상(일성신약 제외)을 들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찬반의사는 주총당일 성패를 가를 또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부터 확률은 50대 50이라고 봐야한다"며 "오는 13일부터 주총 전날인 16일까지 표심이 이번 표대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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