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 검사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굳게 다문 입술로 잠시 사진포즈를 취한 뒤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성완종 의혹' 수사발표 상황은 TV 생중계로 전국에 전달됐다.
이후에도 열심히 수사한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140명을 상대로 460회 조사를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33차례 진행했고 이메일, 스마트폰 등 9.3TB(Terabyte) 상당의 디지털 자료도 분석했다.
수사 결과 발표는 8분 만에 끝났다. 문 검사장은 준비한 원고를 읽은 뒤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예상해온 수사결과에는 어떤 반전도 없었다. 허탈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약속은 공염불이었다. 검찰 수사발표문은 '혐의없음' '증거없음'으로 채워졌다.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한 수사 결과물은 검사가 아닌 변호사의 '친절한 변론문'에 가까웠다.
국민 기대를 뭉개버린 특별수사팀 주역들은 어떻게 될까. 출세의 탄탄대로가 열렸다는 게 법조계 시선이다. 앞으로 있을 검찰 승진인사 발표 때 이번 수사발표만큼이나 씁쓸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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