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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檢, 82일 변죽 울리고 '8분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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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2일 오후 2시5분 서울중앙지검 13층 브리핑룸.

검찰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 검사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굳게 다문 입술로 잠시 사진포즈를 취한 뒤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성완종 의혹' 수사발표 상황은 TV 생중계로 전국에 전달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사흘 뒤 특별수사팀이 구성된 후 82일간의 성과가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대검찰청은 특별수사팀을 꾸릴 당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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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열심히 수사한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140명을 상대로 460회 조사를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33차례 진행했고 이메일, 스마트폰 등 9.3TB(Terabyte) 상당의 디지털 자료도 분석했다.

수사 결과 발표는 8분 만에 끝났다. 문 검사장은 준비한 원고를 읽은 뒤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예상해온 수사결과에는 어떤 반전도 없었다. 허탈했다.
새로운 내용을 굳이 찾는다면 노건평씨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노씨가 '성완종 사면청탁'을 받아 이익을 취한 혐의가 있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는 내용이다. 4페이지에 걸친 자세한 수사결과는 핵심 의혹이던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관련 1페이지 내용과 대비됐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약속은 공염불이었다. 검찰 수사발표문은 '혐의없음' '증거없음'으로 채워졌다.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한 수사 결과물은 검사가 아닌 변호사의 '친절한 변론문'에 가까웠다.

국민 기대를 뭉개버린 특별수사팀 주역들은 어떻게 될까. 출세의 탄탄대로가 열렸다는 게 법조계 시선이다. 앞으로 있을 검찰 승진인사 발표 때 이번 수사발표만큼이나 씁쓸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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