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목적 조기재정집행, 효과는 과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가 경기 부양 등의 목적으로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하는 재정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정을 조기에 집행을 해도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다 차입 비용을 늘려 불필요한 이자비용을 지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는 ‘2014회겨연도 결산부처별분석’ 보고서를 통해 2002년부터 기획재정부가 민간 투자와 소비 촉진 목적으로 실시한 예산 조기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기획재정부는 주요사업 예산액 247조원 가운데 146조원(59%)을 상반기에 집행했다. 나라의 정해진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하는 것만으로도 경기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같은 정부의 조기재정집행 정책에 대해 예산정책처는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상반기 조기집행된 금액은 146조원이지만 실제 집행금액은 132조원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약 14조원에 이르는 집행 금액이 지방자치단체나 출연·보조 공공기관에 투입됐는데 이들 기관에서 실제 집행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앙정부에서 보조금 등을 지급하더라도 해당 자치단체나 출연·보조 공공기관 등에서 집행에 나서지 않을 경우 조기 재정 집행의 효과는 사라진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조기집행은 불필요한 이자비용을 지출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실제 상반기에 집행되지도 않은 14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일시차입 등에 나서야 했다. 세금이 걷히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기 위해서는 차입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상반기에 집행되지도 않았을 돈 14조원에 대해서 일시차입을 하지 않았을 경우 이에 소요되는 이자비용 등은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예산정책처는 기획재정부가 재정을 조기 집행할 경우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실행주체의 집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조기재정문제는 경기가 상반기에 저조하다 하반기에 살아나는 상저하고(上高下低)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경기변동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경우 정부가 이미 재정을 소진했을 경우에 경기 대응에 나설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22일 5월말을 기준으로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3조5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더 많은 147조5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올해 재정의 58.6%를 상반기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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