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증권거래소(타다울)의 아델 살레 알-감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에게 시장을 개방하는 이유는 사우디 자본시장의 현대화와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 시장에 유동성은 풍부하다며 단순한 자금 조달이 목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알 감디는 "사우디의 회사에 장기적으로 투자해 기업의 방향성을 마련해줄 수 있는 가치 투자자들를 찾고 있다"며 "이들을 통해 사우디 자본시장이 글로벌 표준에 맞춰 발전하고 기업지배구조, 투자자 관계, 발행자 정보 공개, 상장사 분석 등에서도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약 5500억달러로 아랍권 국가 중 최대를 자랑한다. 다른 걸프협력회의(GCC) 5개국 시장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사우디 거래소에는 15개 산업군에 약 160개의 기업이 상장해 있다.
지금까지 직접 투자가 가능한 외국인들은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투자자들로 한정됐다. GCC 회원국 외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 스왑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투자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전체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은 전체의 1% 정도에 그쳤다.
티로우 프라이스 아프리카·중동 펀드의 올리버 벨 매니저는 사우디 주식시장 개방이 흥미로운 발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사우디 시장의 하루 거래금액이 40억달러까지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면적인 외국인 직접 투자가 허용됐지만 여전히 여러가지 제한 규정이 존재한다. 일단 사우디 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은 최소 5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5년 이상의 운용 경험이 있어야 한다.
적격외국인투자자(QFI)가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지분 한도는 5%로 제한된다. 복수의 OFI가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지분율은 최대 20%로 제한된다. 다만 사우디 현지에 거주하는 외국인 투자자까지 합칠 경우 외국인 지분율은 최고 49%까지 허용된다.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의 QFI 지분율 한도는 10%다.
알 감디 CEO는 시장이 발전하면 제한 규정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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