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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동북지역 경제 하락, 중국 중진국 함정의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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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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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리커창 총리와 인민은행장, 재정부장 등 중국 정부 장관급 인사 11명은 지린성 성도 창춘시에서 개최된 '동북 3성 경제공작좌담회'에 참석했다. 리 총리는 세미나에서 동북지역의 경제성장 하락을 크게 우려한다고 했다.

지난해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 등 동북 3개성의 경제 성장률은 각각 5.8%, 6.5%, 5.6%를 기록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4%보다 낮다. 31개 성급 지역에서 경제성장률 순위는 랴오닝 29위, 지린 27위, 헤이룽장 30위다.
올해도 부진이 지속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랴오닝 1.9%, 지린 5.8%, 헤이룽장 4.8%로 중국 GDP 증가율 7.0%와 격차가 커졌다. 특히 이 지역 경제의 50%를 차지하는 랴오닝의 1%대 성장은 충격이다. 중국 동북지역에 과연 무슨 일이 생겼나.

동북지역의 면적과 인구는 중국 전체의 8% 정도지만 중공업기지 및 에너지 공급처로 공산당의 정권 초기에 큰 공헌을 했다. 1960년 동북 3성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한 비중은 19.2%에 달했으나 2002년 9.5%로 떨어졌다. 1980~90년대 개혁개방의 변화를 따르지 못한 게 원인이다. 중앙정부가 2003년부터 동북진흥 정책을 추진하고 대규모 투자를 한 결과 2012년까지 10년간 동북 3성 경제는 연평균 12.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국 GDP 증가율 10.5%보다 2.1%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투자 의존도가 60%를 넘었다. 중국 전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이에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분야는 과잉설비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다. 지하자원이 풍부하지만 석탄, 석유 등 자원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받았다. 또 러시아 경제 부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주변국 정세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성장 방식의 전환, 즉 소비주도의 성장과 산업구조 고도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경제가 크게 하락했다.
우려되는 점은 동북지역의 경제 하락이 동부연해와 중서부 등 타 지역으로 확산되고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정체되어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 경우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리 총리가 정부 고위관료들을 대거 이끌고 동북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리 총리는 이 지역에 강력한 개혁을 주문했고 결과에 대한 관료들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앞으로 동북지역에서 대대적인 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국유기업의 민영화다. 동북지역은 국유기업 비중이 크기에 정부의 규제가 많다. 최신 기술을 개발해도 상업화에는 정부의 비준을 받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의 간섭을 대폭 줄이고 국유기업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여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선진국의 자본을 과감하게 유치해 이들의 경영 노하우를 활용하면 성과가 빨리 난다. 이 지역 국유기업 민영화는 우리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동북지역의 개혁이 성공하려면 광둥의 경험을 참조해야 한다. 단순 가공산업으로 수출 위주의 성장을 했던 광둥은 2003년부터 성장이 정체되었다. 이에 2007년 중앙정부는 당시 왕양 충칭시 당서기를 광둥성 당서기로 보냈다. 왕양 당서기는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산업구조 고도화를 달성한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인구 1억724만명의 광둥은 지난해 지역총생산 1조1070억달러(전년 대비 7.8% 증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32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중앙정부는 리시 랴오닝성 성장을 당서기로 전격 승진시켰다. 리시 당서기가 랴오닝 경제를 다시 끌어올릴지 아니면 개혁에 실패해 중진국 함정 우려가 커질지 당분간은 랴오닝과 동북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창 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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