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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 '2분기 보릿고개' 긴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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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국내 정유업체들이 올 1분기 흑자 전환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구조조정 채비에 들어선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212억 원, 2381억 원 등으로 지난해 최악의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1분기 반등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직영주유소와 유휴부지를 처분하는 등의 강수를 두고 있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에 이어 SKㆍ현대오일뱅크 등도 실적이 부진한 주유소를 대상으로 매각과 정리에 나서고 있다. 장기적인 위기 극복을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600여개였던 직영주유소를 510개로 줄였다. 영업실적이 부진한 곳을 대상으로 매각을 실시했으며, 일부 주유소를 한꺼번에 묶어서 파는 '패키지 매각'도 진행했다. 그러나 갈수록 주유소 시황이 악화돼 매각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부터는 복합주유소로 전환하는 등의 다양한 수익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2월에는 송도에 첫 SK주유소를 열면서 아예 버거킹 매장과 스피트메이트가 입점한 복합주유소 형태를 취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구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부지 내 유휴부지를 200억 원 상당에 매각 추진 중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핵심 자산인 주유소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올해 50개, 내년 50개 등 총100개 가량의 직영주유소를 매각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올 2월 말 기준 230개의 직영주유소를 운영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수익이 나지 않는 곳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라며 "지난 해 영업적자와 바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지만, 4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역시 주유소 확보경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저수익 직영주유소에 대한 매각 방침이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나 시장상황에 따른 하나의 영업전략"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부실한 주유소를 정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올해를 구조조정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이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올 1분기 실적이 반짝 호황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2조455억 원, 영업이익 321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5.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정제마진 회복과 재고 손실 규모 축소 덕분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 정제마진이 중동 지역의 신규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증가로 하락할 가능성과 저유가에 따른 수요증대 효과 등으로 당분간 견조세를 유지할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에쓰오일도 매출 4조3738억원, 영업이익 238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실적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2000억 원대의 흑자를 올릴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1분기 실적개선 요인들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유업계는 미국 정유사 파업과 정기보수 등으로 석유제품가격이 상승했고, 중동국가들이 원유판매가격과 두바이 기준가격(OSP)를 낮추면서 국내 기업들이 원가 우위를 누릴 수 있었지만 이같은 호재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이 반짝 반등한 것은 미국 정유사의 노조파업, 예멘 사태에 따른 일시적 변동 때문"이라며 "이는 이미 소멸한 요인들이기 때문에 2분기 이후부터는 특이한 호조건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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