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의 굿뉴스, 부자 지갑 풀다
소득 상위10% 소비지출증가율, 2분기째 평균 웃돌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상위 10% 부자들이 지난해 하반기 경기침체에도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의 '월소득 10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2인 이상 가구 기준)'에 따르면 상위 소득 10%를 나타내는 10분위의 소비지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작년 3분기 9.0%를 기록해 전체평균 3.3%의 세 배에 육박했다. 이어 4분기에도 10분위 소비지출 증가율은 1.7%로 전체 평균인 0.9%의 두 배에 달했다. 부자들이 두 분기 연속 소비확대에 나선 셈이다.
작년 4분기 기준 10분위 가구의 세전 월 소득은 990만2466원으로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91만 5566원)의 10배가 넘는다. 10분위는 바로 밑 9분위(657만1770원)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소득수준을 갖춰 소비성향이 남다르지만 경기침체가 가속화된 2013년 들어 소비지출을 상당 폭 낮춘 바 있다.
10분위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2012년 내내 평균을 상회하다 2013년 1분기, 3분기, 4분기엔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다 작년 1분기에 다시 평균을 뛰어넘었고, 2분기 잠시 주춤하다 3분기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최근 부유층의 씀씀이가 늘어난 데는 내구재 소비가 큰 몫을 담당했다. 작년 3, 4분기 10분위의 소비지출 중 두드러진 증가세를 나타낸 항목은 통신장비(3분기 430.6%ㆍ4분기 87.0%), 자동차(136.2%ㆍ10.4%), 기타운송기구(77.5%ㆍ98.9%) 구입 등이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고소득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등의 경제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구재 소비가 늘어야 진짜 소비가 살아났다고 할 수 있는데, 10분위에서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내수경기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의 지갑은 올해 중에도 계속 열려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이사는 "작년 하반기부터 바이오ㆍ제약ㆍ화장품주 주가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중국펀드도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00%에 이르러 부자들이 자본시장에서 수익이 꽤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투자수익률이 올 들어서도 양호하기 때문에 많이 버는 만큼 많이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의 경우 작년 같은 달보다 41.6% 늘어난 2만2280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비수기인 1월(1만9930대)에 월간 최다 판매량을 달성한 지 두 달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역대 처음으로 연간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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