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1998·2009년 데자뷔?…불황형흑자 우려 커지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월 경상수지 64.4억弗 36개월째 흑자 기록해…'불황형흑자' 낡은개념이란 지적도

(자료:ECOS)

(자료:ECOS)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수입보다 수출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불황형 흑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금융위기의 한복판인 2008년에 문제가 됐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나아가고 있어 수출 수치로 모두 잡히지 않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986년 6월부터 3년2개월 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승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 부장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흑자 기조는 다음 달에도 이어질 것"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흑자가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것이 아니라 국제유가 하락,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어서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실제로 상품수지의 수출은 40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4% 줄었지만 상품수지 수입의 감소 폭은 더 컸다. 2월 수입은 33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1.9%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두 자릿수로 뒷걸음질 쳤지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나타난 비정상적 흑자인 것이다.

불황형 흑자는 이성태 전 한은 총재가 가장 처음 입에 올린 후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출과 수입이 함께 둔화되면서 수입이 수출 감소량 보다 더 많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제고 등에 따른 수출 호조가 아니라 소비부진이나 기업들의 국내투자 감소에 따라 수입이 감소한 결과로 나타나는 흑자다. 이러한 형태의 흑자는 단기적으론 유지가 가능하나 장기적으론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98년과 2009년을 들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우리나라는 상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지만 내수침체와 환율급등, 국제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36.5%)하면서 상품수지가 큰 폭의 흑자로 전환돼 400억6000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었다.

또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수출 -15.9%, 수입 -24.9%)했으나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됐고 경상수지는 335억9000만달러 흑자를 거뒀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황형 흑자'가 더 이상 경제체질을 설명하는 개념이 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은 한 관계자는 "자동차나 IT기업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수치상 증가하는데 제약을 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불황형흑자'로 경상수지를 해석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기업 중심의 고환율 정책 기조가 우리나라 경제정책 전반을 이루다 보니 내수가 위축돼 왔는데 대외적 요인으로 수출이 줄면 불황형 흑자가 나타나는 형태는 이 때문에 고질적으로 발생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기 어려운 한은 입장에선 불황형 흑자를 인정하고 언급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