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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단지, 브랜드 갈아타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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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강동구 고덕주공6단지 조합은 최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재선정했다. 기존 건설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GS건설 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이에 고덕주공6단지는 '자이' 브랜드로 재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공사가 바뀌는 사례가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 추진주체인 조합이 보다 나은 조건이나 브랜드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와중에 가격 상승세도 눈에 띈다. 조합으로서는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이벤트가 된 셈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6단지를 비롯해 곳곳에서 시공사 교체 바람이 일고 있다. 서울 보문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서도 SK건설이 최근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조합들의 시공사 재선정 바람은 시장침체로 진척이 더딘 사업장에서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의도가 적지 않다. 재건축 규제완화 등 각종 정책이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요 건설회사를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행당6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사 재선정에 나서 GS건설을 선택했다. 2002년 선정된 건설사가 법정관리 신청에 나서자 시공사 지위를 박탈한 것이다. 남양주 평내동 진주아파트 재건축 과정에서는 애초 시공권을 따냈던 곳이 빠지고 한양건설이 다시 시공사로 참여했다.
재건축·재개발을 진행하면서 조합이 시공사를 다시 고르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조합결성부터 건물을 다시 지어 입주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인 점을 감안하면 시공사 재선정은 중간부터 일을 새로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이 같은 시공사 교체가 잇따른 것은 추진과정에서 조합이나 시공사 등 각 사업주체간 적잖은 마찰이 생겼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고덕주공6단지의 경우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도급제냐, 지분제냐를 둘러싸고 조합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도급제는 사업과정에서 손익에 대한 책임이나 권한은 조합이 지고 시공사는 공사비만 챙기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지분제는 조합원이 받게 될 신축 아파트의 면적을 기준으로 조합원에게 미리 약속한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손익은 시공사가 가져가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시공사는 리스크를 떠안는 지분제보다는 도급제를 선호하는 추세가 한동안 이어졌다"며 "고덕주공6단지의 경우 경기침체로 장래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당초 시공사가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무산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업황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재무구조가 부실해진 건설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생긴 것도 한몫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집행부나 건설회사가 뒷돈을 주고받으며 은밀한 거래가 들통 나 재건축·재개발사업이 난항을 겪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조합장이 바뀌면서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주택사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돼 건설사가 적극 수주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시공사 교체바람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안 정비사업 신규수주를 등한시했던 삼성물산 역시 최근 들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건설사가 최근 수년간 해외사업에서 손실이 컸는데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만큼 일부 사업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전 시공사가 비용보전 등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조합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파트 시세에는 시공사 교체가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재건축 시공사로 GS건설을 재선정한 신반포6차 107.8㎡형은 작년 초까지 10억7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가 하반기 들어 11억원대 중반까지 가격이 올랐다.

고덕주공6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평형별로 차이는 있지만 시공사 재선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3000만~40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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