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자산운용업계가 여전히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달초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자산운용산업 규제 합리화를 위한 자본시장법령에서 웬만한 규제는 다 풀어줬다는 것. 그는 운용사들이 규제 탓을 하기 보다는 투자자의 자산을 불릴 궁리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요즘 업계의 화두는 어딜 가나 규제 완화다. 증권, 운용, 보험, 은행 등 업권을 두루 이해하고 정부, 국회 등에 마당발 인맥을 갖춘 인물이 금투협 회장으로 왔으니 규제 완화에 대한 업계의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한꺼풀 벗기고 들여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규제가 완화되면 마치 침체된 금융투자업이 살아나기라도 할 것만 같은 자기 최면에 여의도 전체가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금투업 부활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투자자의 돈을 불려주면 그들의 발길은 자연스레 돌아온다. 금투업이 할 일은 규제 탓이 아니라 제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고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다. 이제 공은 업계로 넘어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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