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산하기관 직원·가족 주민번호 요구 '파문'(종합)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미래창조과학부가 산하 출연 연구 기관에 감사를 진행하면서 직원 및 가족의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산하 기관 노동조합에서는 미래부 장관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25일 전국공공노동연구조합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난 13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25개 출연연에 감사 자료 협조 공문을 보내 각 기관의 연구직과 기술직 직원 및 직계가족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18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미래부 산하 연구 기관에는 직원 1만5000명이 있으며 가족(약 3만5000명)까지 포함할 경우 인원은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공공연구노조는 "5만명에 이르는 개인정보를 공문 몇장으로 손에 넣으려는 불법적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래부가 산하 기관에 보낸 공문에는 직원 및 직계 가족의 성명과 주민번호 등의 제출을 요구하며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사 목적으로만 활용될 예정이므로 해당 기관에서는 자료를 미제출하거나 고의적으로 누락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바란다"고 명시돼 있다. 또 "주민번호 등 자료 제출시 암호화해 메일로 제출하고 암호는 개별적으로 통보해달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공연구노조는 몇몇 산하기관에서 본인의 동의절차 없이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수집되고 있다며 주장했다.
공공연구노조는 "감사가 진행중인 한국전기연구원을 방문해 직원 및 가족의 동의없이 주민번호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한국전기연구원 기획조정부장과 미래부 감사반장을 만나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불법 유출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공공연구노조는 "개인정보의 유출과 취득과정이 합법적이지 않고 사측이 인사기록카드와 연말정산 서류 등 조합원과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당시 목적과 다르게 사용한 점은 불법성이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공공연구노조는 "한국전기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안전헝평가연구소의 조합원과 가족의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보유출책임자(각연구원장)와 제공받은자(미래부장관, 감사관)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도가 나간 후 미래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0조와 같은 법 시행령 12조2에 근거해 당초 수집 목적외로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제 18조2항에 해당돼 적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법들에 따르면 감사기구의 장은 불가피한 경우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등을 처리할 수 있다.
미래부는 또한 "가족의 포함여부 등에 따른 오해 등을 감안해 이번 감사에서는 개인 명의의 출원 여부만을 조사키로 했으며 산하출연(연)기관에도 지난 3월 19일 메일로 통지했다"며 "현재 산하 출연(연)기관으로부터 소속 직원의 가족 정보는 접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는 "이미 일부 연구 기관에서는 직원 및 가족의 주민번호를 미래부 측에 메일로 전달한 내용을 확인했다"며 "미래부가 가족 정보를 접수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꾼 만큼 고발 여부는 재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지난해 자체감사 등에서 일부 출연(연)기관 직원이 직무 발명에 의한 특허를 소속 기관이 아닌 직원명의로 소유하는 사례가 발견돼 이번 감사 시 25개 출연(연)기관에 대해 확대 조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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