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한 치킨집 앞 아르바이트 구인광고. 지나가던 대학생이 광고를 보고 시간과 시급을 확인하고 있다.

대학가 한 치킨집 앞 아르바이트 구인광고. 지나가던 대학생이 광고를 보고 시간과 시급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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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원다라 기자, 이종희 기자, 임온유 기자, 정현진 기자, 홍유라 기자] 취업 준비에는 돈이 든다. 식비나 교통비뿐만 아니라 '스펙'을 갖추기 위해 학원을 다녀야하고 영어 성적을 올리려면 정기적으로 시험도 봐야 한다. 돈을 벌어야하는 처지에 번번이 부모님께 손을 내미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서 비용을 충당하기도 하지만 공부하는 시간을 쪼개 돈을 버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돈을 벌기 위해 돈을 써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12월부터 방송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임은정(26·가명)씨는 취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임씨는 "부모님에게 취업준비에 필요한 돈을 받지 않으려고 계약직 일을 시작했다"며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니 시간이 부족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다보니 정작 서류 지원 자격조차 갖추기 힘들어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 직업군인이 된 심민지(30·가명)씨는 "생활비와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낮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호프집에서 일을 했다"며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취업준비는커녕 학점관리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반 기업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심씨는 "취업 서류를 넣으려고 보니 학점이나 영어성적이 낮아 서류를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정이 겹쳐 아르바이트와 면접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도 있다. 마케팅회사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문정(29)씨는 "얼마 전 영어와 일본어 자격증 기간이 만료돼 시험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며 "한 달에 순수 시험비용으로만 20만원에서 30만원을 쓰게 되니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시간이 고정된 아르바이트의 경우 정작 면접 기회가 왔을 때 시간조정을 하지 못해 면접에 못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취업에 집중하기 위해 용돈에 의지해야 하는 이들은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에 교통비도 아끼는 생활을 한다. 실제로 안민수(28·가명)씨는 취업준비를 하며 차비를 아끼기 위해 스터디 장소까지 왕복 10km를 자전거로 이동했다. 안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준비를 했는데 시험에서 계속 떨어져 일을 그만두면서 부모님께 용돈 3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씨는 "30만원 중 핸드폰 요금과 공과금을 내면 20만원으로 식비를 포함해 생활비를 감당해야해 늘 아끼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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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째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유가영(26·가명)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유씨는 용돈을 받으며 취업 필수 스펙인 토익과 오픽을 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토익 시험비는 4만2000원이며 오픽은 7만8100원이다. 유씨는 "보통 한 번에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며 "학원을 다니면 좀 더 빨리 원하는 점수와 등급을 받을 수 있지만 시험비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준비 기간이 긴 고시생들의 사정은 더 안 좋다. 행정고시 준비 4년차인 김정인(26·가명)씨는 "식비, 독서실비, 고시 관련 도서 비용 등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돈이 든다"며 "부모님께서 보험이나 적금을 깰 때 무척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이종희 기자 2papers@asiae.co.kr
임온유 기자 immildness@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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