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정부는 북측이 일방적 노동규정 적용을 강행하고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이를 따를 경우 강력한 행정적·법적 조치를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정부 당국자는 "정부는 최근 북측이 일방적으로 노동규정을 개정·적용하겠다면서 개성공단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을 일방 통보한 것은 남북 합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수용 불가가 정부 입장"이라고 재확인하면서 "입주 기업에 임금 지금 가이드라인 설정과 기업 지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아직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고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기업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행정적으로 방북이나 금융 제재, 또는 다른 법적 조치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북한의 일방적 행동에 대해 초동단계에서 단호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이번 최저임금인상 통보는 인상의 폭이 문제가 아니라 남북이 합의하기로 한 것을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절차상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남북한 신뢰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도 이제 신뢰 없이는 투자받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3일전 출입시간을 지정해야 하고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고 휴대폰도 사용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로자 배치나 작업 지시 등 노무관리 마저도 북측 종업업 대표를 통해 하도록 돼 있어 사실상 인사권이나 경영권이 심각하게 제약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현재 월 최저임금은 70.4달러, 평균임금은 141.4달러, 사회보험료 포함시 155달러다. 평균임금 기준으로 해외공단과 비교시 베트남(193달러)보다는 낮으나 캄보디아(120달러)·방글라데시(74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북한내 나선지역의 임금수준(100달러)보다 개성공단의 임금이 높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임금은 물가나 생산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근로자의 임금을 높이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말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최저 임금을 3월분부터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우리 정부는 '남북한간 합의 없는 일방적 통보는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개성공단공동위원회 개최를 제의하는 통지문을 보냈으나 북측은 이를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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