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연륜 중시하는 그곳…차기회장 갖춰야 할 이력서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955년 이후 호남에서 태어난 금융통'.
NH농협금융지주 안팎에서 제기되는 차기 회장 DNA이다. 임종렬 전 회장 후임의 스펙트럼이기도 하다. 농협금융 회장은 농협 내부 요건들에 맞아야 하는 것은 물론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설정에도 능해야 한다. 호남 지역 안배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마평에 오르는 김 전 위원장은 1953년생으로 김 부회장보다 나이가 많다. 허 전 대사와 김 행장도 김 부회장과 동갑이다. 반면 임 전 회장은 1959년생, 지난해말 퇴임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1953년생이다.
금융지주 회장 지역 안배를 메울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기존 5대 금융지주(KDB금융ㆍ농협금융ㆍKB금융ㆍ하나금융ㆍ신한금융) 회장의 출신지를 보면 서울 1명(홍기택 KDB금융 회장), 영남 2명(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호남 2명(임 전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황금비율'을 구성하고 있었다. 임 전 회장 이후 생긴 호남 공간을 호남 출신 인사가 메울지 주목되는 이유다. 현재 후보 중 호남 출신 인사는 없다. 허 전 대사는 서울, 김 전 위원장과 김 행장은 영남 출신이다.
농협금융은 이르면 오는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후보 선임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외부 헤드헌팅업체들 추천으로 후보군을 만들고, 이들 가운데 3~5명을 면접 대상자로 추린 후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낙점하는 일정이다.
일각에서는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인 만큼 회추위가 형식적인 절차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어떤 후보가 강세를 보이든 막판에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임 전 회장과 전임인 신동규 전 회장도 유력 후보군에는 이름이 없었다. 관피아(관료+마피아)나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출신의 깜짝 발탁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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