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상반기 인하론 '솔솔'(상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17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00%로 넉 달째 동결했다. 시장 전망을 벗어나지 않아 충격은 없었지만 추가 인하 전망을 놓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본지가 민간 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3~6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물어본 결과 6명은 인하를, 4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낮은 소비자물가와 디플레이션 논란, 전 세계적인 통화완화 기조를 근거로 들었다. 반면 동결론자들은 한은의 초점이 금융안정과 선(先)구조개혁에 가 있음을 지적했다.
◆2월 기준금리 동결…상반기 동결기조 전망 나와= 상반기 동결 기조를 예상한 이들은 가계부채와 '선구조개혁론'을 주목했다.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60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런 상태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가계부채 부담은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데다 통화정책만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한계가 있는 만큼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동결기조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월셋값이 뛰고 있고 가계부채문제도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기엔 부담이 클 수 있다"며 6월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연초에 우려했던 유가급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동결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6월로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탓에 한은이 인하카드를 쉽게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Fed가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나라가 금리를 내리면 내외금리차가 축소돼 자본유출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김문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지속될 달러화강세 탓에 대외금리차가 부담되면 한은의 금리인하 이슈는 상반기 동안은 잠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도 "금리인하론의 큰 논거 중 하나가 통화완화 기조로 인한 환율하락 부담인데 한은은 일관되게 환율로 금리 방어를 하지 않겠다고 해왔다"며 상반기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물지표 나빠…3월 이후 인하 주장도 팽팽= 반론도 있다. 실물지표가 나쁜 데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 여러 나라들이 통화완화정책을 펴고 있어 우리나라도 상반기 안에 인하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실물 지표가 좋지 않고, 디플레이션 논란이 커져 상황이 좋지 않다. 시중금리가 더 떨어지면 한은도 한 차례 더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여 경제지표 측면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시장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3~4월 내 인하를 예상했다.
Fed의 금리인상도 '추가인하'론을 막는 주된 논거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Fed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는 주로 채권시장에 국한된 문제인데 우리나라 외국인 채권보유잔고가 1100억달러로 크지 않은 데다 대부분이 단기자금이 아닌 국부펀드"라며 2분기 중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실물지표 회복세가 극적으로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여권에서 경제회복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금리인하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4월달 정도 되면 추가 통화정책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 있다. 환율이 1100원에 갇혀 있어 원화절상 부담이 커지고 있고 아시아 주요국 금리인하기조다 한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추가 인하 시점을 판가름할 수 있는 최대변수로 4월 발표되는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꼽았다. 한은은 오는 4월23일 1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1분기 GDP가 예상수준이거나 기대를 상회하면 동결기조를 이어가겠지만, 더 나빠지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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