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인상 임박 "자본유출 우려 크지 않다"
작년 사상최대 흑자 등 펀더멘털 튼튼…금리 역전된 2004년에도 환율 안정
원·달러 환율 1100원 또 뚫어…고점 테스트 중 설연휴 나올 의사록·3월17일 FOMC 회의 주목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과거 미국 금리인상과 외국인 자금 흐름의 상관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3원 오른 1107.0원에 개장했다. 앞서 2일(1103.3원)과 지난달 5일(1109.9원)에도 1100원선 위에서 장을 마친 바 있다. 언제든 1100원선을 돌파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다.
전날 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을 가진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이 달러강세 재료가 됐다.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는 "6월 기준금리 인상은 매력적인 옵션"이라고 말했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정상화(normalization) 과정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원ㆍ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급등하게 되면, 자본 유출을 가져와 대외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완만히 오르면 수출기업에 호재가 되나, 급등하게 되면 외국인의 환차손이 생겨 증시나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연준의 금리인상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본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책금리는 1994년 이후 지난해까지 20여년에 걸쳐 3차례 인상됐다. 1994년 2월, 1999년 6월, 2004년 6월이다.
특히 2004년에는 미국은 금리를 올린 반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떨어트려 자본유출 공포가 심화됐었다. 이 해 미국은 통화긴축정책으로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2.25%로 1.25%포인트 올린 반면 한국은 같은 해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75%에서 3.50%로 내리고, 10월에는 3.25%로 떨어트려 한-미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금리 수익률 차이)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대로 내려갔다.
한-미 금리스프레드는 2004년 9월29일 기준 -1.86bp(1bp=0.01%포인트)로 마이너스로 내려간 이후 9거래일 동안 역전된 상태를 지속했다. 10월4일 -28.84bp까지 내려갔다가 7일에야 -10.16bp가 됐고 8일 10.74bp로 올라섰다.하지만 이 기간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는 1조5000억원대 감소에 머물렀다. 환율변동폭도 크지 않았다. 2004년 10월 초부터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까지 올랐지만 10월11일 1140원대로 내려간 이후 안정돼 2004년말 1035원대에서 장을 마쳤다.
김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났던 2004년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가 줄어들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4년과 1999년 연준의 금리인상 직후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돼 자본유출 흐름이 진정됐었다. 신흥국 중에서도 경상수지 흑자가 나고 재정수지 또한 양호한 우리나라의 자금유출 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894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비중은 29.4%로 석달전보다 131억달러가 줄어들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환율에 변동폭을 극대화할 강도는 아니다. 선반영된 것도 있고 외국인들의 장기채 매집도 두드러지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공포스러울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설연휴인 19일 연준의 1월 의사록과 3월17일로 잡힌 올해 두번째 FOMC회의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신동혁 하이자산운용 글로벌자산배분팀 차장은 "연준이 금리인상과 관련된 문구를 '상당기간'에서 '인내심'으로 바꾼 이상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앞으로 나올 의사록과 두번째 회의에 나올 신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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