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연간 외국인관광객이 사상 최대치 1400만명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서울의 홍대 앞과 신사역 등 인기 관광지 위주로 상권이 큰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1500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 이들 주요 인기 상권의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강남권역에선 신사역이 1분기 사이 3.3%, 압구정 2.6%, 삼성역 2.0%, 강남역 0.2% 순으로 임대료가 많이 올랐다.
신사역과 압구정은 가로수길, 세로수길 상권과 청담동 명품거리, 의료관광 등이 시너지를 나타내며 임대료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 대로변으로 이어지는 명품거리는 전통 및 신흥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가 인기를 얻으며 국내 소비자 뿐 아니라 중국인관광객 유치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낙찰로 주목을 받았던 삼성역 상권의 임대료는 전분기대비 2.0% 상승했다. 가격 상승을 기대한 건물주들의 매물 회수만 나타날 뿐 국지적인 임대료 상승 외에는 아직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이 3월 개통을 앞두고 있고 장차 현대차그룹 일부 계열사가 한전사옥으로 입주할 예정이이서 임대료 상승폭은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신촌권역은 홍대가 전분기대비 17.2% 상승한 반면 신촌은 -1.8% 하락했다. 홍대는 서교동 카페거리, 상수, 연남동에 걸쳐 상권 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중국인관광객을 겨냥한 쇼핑센터들이 들어서는 등 글로벌 상권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프리마켓, 개성 있는 편집숍, 플래그십스토어 등 명동과는 다른 분위기로 관광객을 흡수하고 있고 게스트하우스의 저렴한 숙박비, 편리한 공항 접근성 등이 홍대 상권 인기에 몫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화여대 상권의 ㎡당 임대료는 3만2600원으로 전분기대비 12.2%, 2013년 4분기 대비 40% 가량 하락했다. 중국인관광객이 몰리는 코스메틱 업종 밀집 지역 외에는 한산한 모습이어서 상권 침체로 인한 점포매물은 계속 누적되는 상황이다.
영등포권역은 여의도가 -3.7%, 영등포시장 -3.2%, 영등포 -1.9% 순으로 임대료가 하락했다. 여의도는 지난해 9월 MBC가 상암동으로 이전하면서 상주인구 감소로 인해 매물 증가로 임대료 하락을 보였다.
서울 기타권역에서는 건대입구(15.9%)와 이태원(14.1%) 상권 임대료가 상승했다. 대학교, 주상복합, 원룸촌을 배후지로 둔 건대입구 상권은 일부 요식업체들이 유명세를 타며 먹자골목 내 임대료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태원은 최근 핫플레이스(Hot Place) 꼽히는 경리단길이 인기를 끌며 14.1% 상승했다. 좁은 골목을 따라 상권이 형성돼 이태원보다는 점포 밀도가 높고 하우스맥주, 장진우 거리 등의 문화적 콘텐츠가 인기 있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분당 정자동이 1.6%, 야탑동이 1.6%, 수내동이 1.0% 등으로 올랐지만 서현동 -2.9%, 미금동 -6.6% 순으로 임대료 변동이 나타냈다. 카페거리 수요 이탈로 지난해 1분기부터 하락세를 이어왔던 정자는 전분기대비 1.6% 상승했다.
반면 일산의 경우 대화가 -9.6%, 주엽 -5.7%, 백석 -2.2%, 마두 -0.7%, 정발산 -0.3% 순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부동산114는 올해 홍대, 신사 등 상권이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반포 상권이 신흥 상권으로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그룹이 반포 센트럴시티에 고급 식음료 전문관인 파미에스테이션과 수제맥주 전문점인 데블스토어를 오픈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세계 유명 식음료 매장을 몰링(Malling)화 한 것이 최근 복합쇼핑몰의 특징"이라며 "쇼핑몰의 축이 겉으로 보이는 '멋'에서 느낄 수 있는 '맛'으로 변화하고 있어 이같은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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