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 완장, 줘도 안 찬다네
-노원구 결원율 27%, 서울시 실질 업무자 절반…역할, 보상 적어 기피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반장님'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결원도 늘고 있고, 일부 자치구에서는 아예 반장을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업무부터 민원 전달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아 왔지만 마을 반상회도 점차 사라지고 행정 관련 전달사항은 인터넷을 통하는 방식으로 해 대체되면서 그 필요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서울시 및 자치구에 따르면 동마다 실제로 활동하는 반장의 숫자는 원래 정원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동별 반장 정원 6013명 가운데 4334명만 활동을 하고 있다. 결원이 생긴 뒤 공석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결원률이 27%에 이른 것이다. 송파구도 정원 4178명 가운데 3765명의 반장만 활동하고 있으며 강서구도 반장 정원 4801명 가운데 600명가량이 공석이다.
시에서는 명목상 반장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곳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업무를 하는 반장들은 시내 전체 정원 9만5808명의 절반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행정관리팀 장미경 주무관은 "요즘에는 아예 반장을 폐지하려는 자치구도 많다"고 말했다.
일선 동네주민들 가운데는 반장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강동구 길동에 사는 송모(33)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이 동네에서 살았지만 반장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반장을 맡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몇몇 아파트에서는 돌아가면서 반장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일부 동네에서는 반장 일을 하지 않는 벌금을 부과하게 했다가 벌금을 내게 된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는 등 잡음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장 지원자가 줄어드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마을 반상회가 사라지면서 반장의 역할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언론매체가 발달하면서 자치구의 소식을 전달하고 민원 창구 역할을 했던 '반상회'가 필요 없어졌다. 주민들은 자치구 소식을 알고 싶거나 민원을 넣고 싶으면 구청 홈페이지를 이용하고 있다. 점점 이웃 간의 교류가 사라지는 것도 반장이란 구심점이 사라지는 이유다.
양현미 노원구 자치행정과 주임은 "주민들이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사람들 대접하는 걸 부담스러워하시다 보니 반상회도 사라지고 반장 지원도 줄어드는 것"이라며 "맞벌이가 늘어나 반장 일을 맡기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통장과 달리 금전적인 보상이 매우 적은 것도 반장을 기피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통장은 월마다 장학수당 20만원ㆍ회의 참석수당 2만원을 비롯, 1년에 두 번 상여금 명목으로 20만원을 받는다. 반장은 자치구별로 다르지만 1년에 5만원 정도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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