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어제 우리 경제가 올해 3.4% 성장할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불과 석 달 전 3.9%로 내다봤던 것을 대폭 낮춘 것이다. 지난해 말 나온 정부 전망치(3.8%)는 물론 대다수 기관들의 그것보다 낮다. 새해가 시작된 지 보름 만의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한은은 국내총생산(GDP)을 토대로 성장률과 국민소득 통계를 내는 기관이다. 예상치(전기 대비 1.0%)를 크게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추정치(0.4%)를 근거로 산출했으니 현실 반영도가 높을 것이다. 그러나 4.2%(지난해 4월)→4.0%(7월)→3.9%(10월)→3.4%(올 1월)로 3개월마다 전망치가 죽죽 미끄러지니 중앙은행의 예측 능력이 이래도 되나 싶다. 수정 전망한 3.4%는 과연 믿을 수 있느냐는 시장의 물음이 나올 만도 하다.

성장률 전망 조정 이유 또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여파와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지출 둔화,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위축 등 대부분 국내 요인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올해 성장 전망의 출발선이 낮아지면서 같은 높이로 뛰어도 연간 성장 전망이 낮아지게 됐다고 한은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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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통법 시행과 세수추계 오류 등은 갑자기 불거진 돌발변수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추진 과정과 경기동향을 살피면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변인이다. 중앙은행이 이 정도의 분석 능력은 갖춰야 성장률과 물가 등 거시경제 지표를 제대로 예측하고, 정부는 이를 예산편성과 물가정책 등에 반영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2.4%에서 1.9%로 수정했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하향 조정폭을 더하면 무려 1%포인트다. 한은이 보다 일찍 정교한 경제전망을 내놨다면 정부가 3.8% 성장과 2% 물가 등 우리 경제의 실력 이상으로 올해 예산을 짜 새해 벽두부터 세수부족 우려가 터져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을 크게 낮추면서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연 2.0%로 동결했다. 성장률이 급락하면 금리를 낮춰 경기를 자극하는 전통적 금리정책으로 보면 헷갈린다. 금리 결정이야 금통위 권한이지만, 한은은 보다 정교한 예측 능력부터 발휘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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