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에 평창 동계올림픽도 '리턴'
2016년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테스트 이벤트로 남자 활강 월드컵을 개최해야 하지만 현재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활강 경기장은 길도 제대로 내지 못한 상태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땅콩 리턴' 사태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땅콩 리턴' 이후 대책마련에 분주하면서 올림픽 조직위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당장 보름 뒤 한일 분산 개최에 대한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의 담판이 필요하며, 2016년까지 테스트 이벤트도 통과해야 하는 등 당장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5일 발생한 땅콩 리턴 사태 이후 평창으로 향하던 발길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주일에 3번 가량은 통상적으로 올림픽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수시로 관련 기관과 협의를 했지만 사태 이후 일주일에 한 번꼴로 발길이 줄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7월부터 위원장을 맡아, 대회 개최 준비에 속도를 붙였다. 대회를 위해 필요한 6개 경기장 건설공사 착공에 들어갔다. 개최지를 두고 강원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설왕설래 했던 올림픽 개폐회식장도 평창으로 결정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만 전념한 성과다.
그는 "위원장이 평소 시간 장소에 상관없이 직접 보고하라고 주문한 상태"라며 "현장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분(위원장)이다 보니, 본인이 가장 답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땅콩 리턴' 이후 위원장의 대회 전념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당장 보름 뒤 분산 개최에 대한 IOC와의 담판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도 분산 개최는 '의미 없다'고 밝혔지만 IOC에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대회 후 시설 활용방안 등을 결정해 설득해야 하지만 이를 진두지휘할 조 회장의 발이 묶여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IOC측은 우리나라 정부 및 조직위의 분산 개최 불가 방침에도 내년 1월 썰매종목 분산 개최 후보지를 통보(어젠다 2020 개혁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내년 1월15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프로젝트 리뷰 때 위원장이 설득에 나서야 하지만 조 위원장이 땅콩 리턴 대책 마련 때문에 조직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IOC를 설득할 시설 사후활용방안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조 회장이 나서야 하는 조직위 운영을 위한 후원기업(스폰서) 유치도 지지부진하다.
총 8000억원 중 30%만이 유치된 상태다. 조 위원장이 진행해야 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과 협의는 땅콩 회항 이후 올스톱 된 상태다, 대한항공도 아직 후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 대기업과의 협의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위 인력 운영도 쉽지 않다. 대회전까지 현재 300여명인 인력을 1000여명까지 확충해야 한다. 동계 올림픽 유치 경험이 전무하기에 해외 인력 섭외 등 위원장이 나서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조 위원장은 정부와 공무원 장기 파견에 대한 합을 맞춰야 한다. 공무원의 조직위 파견시 1~2년 근무가 고작이다. 연속성 있는 근무가 필요하지만 본청에서 떨어진 공무원이 승진 등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 상황에서 매우 어렵다. 대통령이 정부에 전폭적으로 지원하라고 했지만 실무진과 위원장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 위원장의 전념이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2016년 2월 남자 활강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여부도 미지수다. 남자 활강 월드컵은 일종의 테스트 이벤트로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가 평가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조 위원장이 땅콩 리턴 사태 후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평창 조직위원장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땅콩 리턴 이후 대항항공과 사주에 대한 헐뜯기가 도를 넘다 보니 조 회장이 조직위 운영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어 산적안 현안을 앞두고 걱정이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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