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기간 연장·대형마트 영업규제 등 핵심규제 손 못대
핵심이슈로 꼽히는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대형마트 영업규제 등에 대해서는 당장 수용하지는 않되 추후 관계부처와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내기로 했다. 덩어리 규제를 단두대에 올려 한 번에 개선하겠다는 당초 목표와 달리, 이해관계자 간 논란이 큰 노동ㆍ수도권 규제에는 한 발짝 물러나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먼저 정부는 공동출자법인 또는 비상장 중소ㆍ벤처기업에 출자하는 경우에 한해 지주회사의 증손회사에 대한 지분율 요건을 기존 100%에서 50%로 완화하기로 했다. 지주회사내 법인간 공동출자는 실제 투자 제약 사례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예외적 허용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기업의 공시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대규모의 단일판매ㆍ공급계약 공시에 대해서는 계약 진행사항 정기(1년) 공시의무를 폐지하고 경미한 계약내용 변경은 공시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 소유 프로스포츠경기장은 25년 정도의 장기임대가 가능해지고, 민간투자를 통한 경기시설의 수리ㆍ보수가 허용된다. 통신요금 인가제 개선과 함께 통신사업자 경쟁력 강화, 도매제도 정비, 알뜰폰 경쟁력 제고 등 통신정책 전반에 걸쳐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밖에 4대 보험료 연체료 인하와 대기업의 면세점 진입제한 완화, 지방은행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허용 방안도 규제 개선에 포함됐다.
정부는 법령 개정 등 후속절차를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날 '규제단두대'에 올려 처리한 규제는 전체의 74.5%(114건)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사안이 국회를 거칠 필요가 없거나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며, 정작 핵심규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해관계자간 논란과 시장 파급력이 큰 노동ㆍ수도권 규제가 대표적이다. 핵심규제 혁파 없이는 또 하나의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한편, 정부는 중소기업에게만 주류중개업을 허용해달라는 건의에 대해 규제 기요틴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 재검토와 장애인의무고용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현행제도 시행이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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