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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없는 '인터넷은행' 미국에는 20개, 한국은 0개

최종수정 2014.12.27 07:03 기사입력 2014.12.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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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오프라인 지점을 보유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미국에 20여개 영업 중인 반면, 한국은 규제에 가로막혀 설립조차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미국 인터넷전문은행 제도 및 현황(천대중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미국에는 20개 내외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중이다. 이들은 본사나 사이버카페 외 지점망을 보유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영업한다.
미국은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이 엄격히 지켜지고 있어 주로 비은행금융기관이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 또 일부 제조업 대기업이 금융계열사를 통해 BMW Bank, GE Capital Bank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도 하며 이들은 주력 사업과 은행 상품 간 연계 서비스로 특화했다.

9월말 기준 미국의 인터넷전문은행 총 자산은 6050억달러(약 664조원)로 은행 전체 총자산 대비 3.9%를 차지하고 있다. 개별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Charles Schwab Bank가 1056억달러(약 116조원)로 가장 많은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뒤를 이어 Ally Bank, Discover Bank가 각각 1008억, 791억달러(약 111조, 87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9월말 기준 미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예금은 4383억달러(약 481조원)다. 이는 미국 은행 전체 총예금 대비 4.3%를 차지한다. 역시 Charles Schwab Bank가 974억달러(약 107조원)로 가장 많은 총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총예금은 결제성예금 269억달러(약 29조원), 비결제성예금 4114억달러(약 451조원)로 구성된다. 비결제성예금의 44.0%는 수시입출식예금이 차지한다.
올 9월까지 미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총 당기순이익은 80억9000만달러(약 8조8800억원)로 미국 은행 전체 당기순익 대비 6.9%로 이자이익 비중이 60.1%를 차지한다.

이렇게 미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수십 개가 활발히 영업하고 있는 반면, 인터넷 선진국이라고 하는 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요원하다.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2년 SK텔레콤, 롯데, 안철수연구소 등 20여개 기업들이 함께 '브이뱅크(V-Bank)'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시도했었지만 제도적 장벽,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무산됐다. 당시 브이뱅크 설립을 주도했던 이형승 밸류아시아캐피탈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1000억원에 달하는 최소 자본금 요건, 금융실명제 등 여러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선 무엇보다 금산분리 완화가 쟁점이다. 외국의 경우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해 특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인 GM이 설립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토론, 리스, 카드를 특화해 모회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했다. 일본도 지난 2000년 비금융기관이 은행지분을 20% 이상 소유할 수 있게 하면서 통신기업 소프트뱅크, 제조업체 소니 등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전문가는 "외국처럼 기업이 가진 장점을 금융에 접목시키기 위해 금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며 "다만 은행도 다른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해 형평성을 맞추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19일 열린 '2014년 금융위 출입기자단 송년세미나'에서 "은행의 실명확인 절차를 합리화해 우리 여건에 맞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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