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등급 기업에도 쓰나미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해 투자등급 기업 중 신용등급이 떨어진 곳이 오른 곳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후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우량 기업들마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누적 투자등급(BBB급 이상) 기업의 신용등급변동 성향이 -2.1%를 기록해 전년 동기 3.4%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등급변동 성향은 등급 상향 기업 수에서 하향 기업 수를 뺀 값을 전체 유효등급 보유 기업 수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하향 업체 수가 상향 업체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올해 투자등급 기업의 신용등급 상향은 총 14건으로 전년 23건에서 급감했다. 반면 하향은 12건에서 21건으로 급증했다.
등급 하락 기업 가운데에는 동부ㆍ현대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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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계열사인 LG실트론은 반도체 업황 악화 및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한 데다 계열 지원 여부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등급이 떨어졌다.
연간 기준으로 투자등급의 등급변동 성향은 외환위기 이후 아직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57.9%로 추락했던 투자등급 기업의 등급변동 성향은 이듬해인 1999년 1.5%로 올라선 뒤 꾸준히 10% 안팎을 기록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3%로 내려갔으나 이후 다시 10%대 수치를 유지했다. 또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2년 2.2%로 다시 수치가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0.3%까지 떨어졌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아직 4분기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현 추세가 급반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올해 연간으로도 투자등급 기업의 등급변동 성향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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