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나노기술 이용해 관련 기술 첫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물과 기름을 계면활성제 없이 섞는 기술이 처음으로 개발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계면 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화장품, 샴푸, 비누, 세재, 식품 등을 제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자연적으로 섞을 수 없는 물과 기름을 인공적으로 혼합하기 위해 계면활성제가 첨가된다. 천연계면활성제라 하더라도 화학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유해 가능성은 존재한다.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과 기름을 섞을 수 있다면 계면활성제 부작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추민철 박사팀은 새로 개발한 '초음파 집속 장치'를 통해 기름입자를 수십 나노미터(nm) 크기로 분산시키는데 성공했다. 원통형 압전자를 이용해 제작된 이 장치는 물과 기름의 혼합 용액에 약 500㎑의 고주파수를 쏘아 원통 중앙에 강력한 에너지를 집속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초음파 집속 장치'는 초음파로 인해 압력과 고온이 발생하는 공동현상(Cavitation)을 최대로 높여 물속의 기름입자를 작게 분해한다. 또 용액을 순환시킬 수 있도록 설계해 균질하게 분산이 가능하며 대량생산이 쉽고 자동화 연속 공정으로도 구현이 가능하다.
해당기술을 이용하면 앞으로 계면활성제 없이도 물속에 오일을 나노크기로 분산(나노에멀젼)할 수 있어 친환경 화장품, 제약 및 의약 분야에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 개발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입자의 분산에도 적용 가능한 기술로 반도체, 화장품, 페인트, 잉크, 의?제약, 음료 및 약물전달물질(DDS: Drug Delivery System) 등 다양한 분야의 분산 공정에 활용이 가능하다.
추민철 박사는 "이번 성과는 물과 기름을 실온에서 계면활성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혼합할 수 있는 현존 유일의 기술"이라며 "인체 친화적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료, 식품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적, 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올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독일, 중국 4개국에 국제출원을 마친 상태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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