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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경비원 장례식장 표정…"신앙심 깊고 착한 사람이었는데"

최종수정 2014.11.07 19:36 기사입력 2014.11.0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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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명의 화환만 덩그러니

▲7일 숨진 경비노동자 이모(53)씨의 빈소 앞에 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7일 숨진 경비노동자 이모(53)씨의 빈소 앞에 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신앙심도 참 깊으시고, 항상 표정이 밝은 분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2교대로 일하시는 분이라 자주 뵙진 못했지만…. 억울한 죽음이어서 그런지 비보를 접하고 나니 더 안타깝습니다."

지난달 아파트 입주민의 폭언으로 분신을 시도한 경비근로자 이모(53)씨가 7일 오전 숨졌다. 갑작스런 이씨의 죽음에 장례식장은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오후 4시께 경비원 고(故) 이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시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아직 이른 시간인 탓에 고인이 속해있던 노동조합의 관계자와 고인의 친·인척, 이씨 자녀의 친구들로 보이는 청년들만이 분주하게 식장을 오가고 있었다.

앞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이씨는 지난 10월7일 입주민 A(74·여)씨로부터 인격모독성 폭언을 들은 후 인화물질로 분신을 시도했다. 이 사고로 이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한달 가까이 피부 이식 수술 등을 받아왔다. 그러나 6일부터 상황이 악화되며 이씨는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날 오전 9시30분께 숨을 거뒀다.

숨진 이씨와 평소 친분이 있었다는 한 노동조합 관계자는 생전의 이씨를 유달리 밝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평소에 신앙심도 굉장히 깊은 분인데다, 만날 때마다 항상 밝은 표정이었는데 이런 비보를 갑작스레 접하게 됐다"며 "억울한 죽음이어서 그런지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아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비근로자 김모(62)씨는 "해당 입주민은 우리를 사람 취급 하지 않았다"며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입주민에 비해 고인은 너무 착하고 순진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시간이 흐르자 노조 관계자들과 지인들이 찾아오며 식장은 다소 북적이기 시작했다. 정치인들 역시 하나 둘씩 빈소를 찾았다. 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은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었다. 그는 5시께 말 없이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우원식, 이미경, 진선미, 김광진 의원도 곧이어 장례식장을 찾았다. 빈소를 찾은 의원 들은 유족에게 "차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게 돼 안타깝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빈소를 나선 우 의원은 이번 사고에 대해 "경제가 어려워지니 입주민들이 관리비를 줄이려 하는데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들에 대한 권리보장 등을 미흡하게 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문제라고 본다"며 "협동조합을 통한 경비노동자 고용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좀 더 모범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 5시20분께 배달된 사고 아파트 명의의 화환.

▲장례식장에 5시20분께 배달된 사고 아파트 명의의 화환.



한편 이날 오후 5시20분께는 '신현대아파트'라고 새겨진 화환 1기가 도착했다. 그러나 관리사무소 측에서 보낸 화환인지, 혹은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보낸 화환인지는 확인 할 수 없었다. 현재까지 아파트관리사무소, 용역업체, 입주자대표회의 중 빈소를 찾은 경우는 없었으나 일부 관계자들은 빈소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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