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부터 심판 추첨제, 비디오 판독 실시…포상금 높이고 스태프 늘려 내실 다지기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신화는 잊었다. 한국 펜싱이 다시 달린다. 손길승 대한펜싱협회장(73)이 주창한 한국 펜싱 성장 프로젝트가 두 번째 단계에 돌입했다. 국내 대회의 공정성 확보와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이 핵심. 국제 경쟁력과 위상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내실을 먼저 다져야 한다는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펜싱협회는 제주에서 열리는 제95회 전국체육대회(10월28일~11월3일)부터 학연·지연을 막기 위한 심판 추첨제를 실시한다. 준결승부터는 비디오 판독 제도를 국내 대회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해 판정의 공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드림팀'으로 불릴 지원스태프에는 총괄 책임자(1명), 코디네이터(1명), 자료 분석요원(1명), 체력 트레이너(2명), 영상촬영 및 분석 요원(2명) 등이 가세한다. 펜싱협회 공식 회장사인 SK텔레콤의 오경식 스포츠마케팅팀장(50)은 "기존 펜싱 종목 훈련을 지원하던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진을 비롯해 전문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했다. 드림팀을 운영하기 위한 예산만 연간 3~4억원이 필요하다.
손 회장은 2012 런던올림픽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연달아 최고성적을 낸 한국 펜싱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협회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펜싱인의 단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래서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하기 전인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다섯 개 시도협회를 순회하며 애로사항과 보완할 내용을 수렴했다. 가장 많은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이 국내대회의 판정 잡음이다. 손 회장은 인천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금 8개, 은 6개, 동 3개)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문제로 지적된 판정 잡음의 근본적 해결에 나선 것이다.
손 회장은 2009년 1월 협회장에 취임한 뒤 '이순신 리더십'을 내세워 한국 펜싱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써왔다.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적은 군사(선수)로도 힘을 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인천에서 거둔 성공이 여기서 비롯됐다. 이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 펜싱의 성공사례를 배우려는 문의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오완근 펜싱협회 사무국장(49)은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인 코치를 적극 영입하려고 한다. 협회에서도 한국 펜싱의 위상을 높이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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