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44)은 단호했다. 골키퍼 정성룡(29)의 활약상과 능력을 평가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짧은 한 마디로 말문을 열었다. 답변하는 표정과 어투는 기다렸다는 듯 흔들림이 없었다. "선수를 판단하는 문제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경기력을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냉정하게 지적해야 한다. 정성룡은 최근 많은 선방을 하고 있고 실점도 적다. 인성도 올바르다. 프로 선수의 모범이라고 생각한다."
정성룡은 올 시즌 정규리그 스물여덟 경기에서 스물일곱 골을 내줬다. 실점은 경기당 0.96골로 스무경기 이상 뛴 골키퍼 가운데 여섯 번째로 적다. 무실점 경기는 열두 차례로 공동 1위(13경기)인 권순태(30·전북)와 신화용(31·포항)의 뒤를 잇는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부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문구로 홍역을 치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수원이 최근 리그 아홉 경기 무패(5승4무)로 2위(승점 54)까지 올라선 원동력이다.
이은호 수원 홍보팀 과장(38)은 "외부에서 비판이 쏟아져도 묵묵히 훈련하면서 마음을 추슬렀다"고 했다. 정성룡은 "훈련장 밖에서는 가족들이 큰 힘이 된다.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집에 가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했다.
정성룡은 국가대표 발탁과 관련해 여러 번 호흡을 가다듬으며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월드컵 우승 주역인 마누엘 노이어(28·독일)가 벌칙구역 바깥쪽까지 나와 활동반경을 넓힌 것을 언급하며 "요즘 대세는 노이어의 움직임이다.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발로 하는 훈련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마흔 살이 된 것도 아니고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다. 경기장에서 당연히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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